'안투라지' 첫방, 안투라지 뜻도 재미도 '실종'

김명신 기자

입력 2016.11.05 00:33  수정 2016.11.07 09:13

미국 히트작 리메이크…높은 기대 속 포문

끼워맞추기 식 한국판 드라마…'혹평세례'

미국 히트작 리메이크…높은 기대 속 포문
끼워맞추기 식 한국판 드라마…'혹평세례'


tvN 드라마 '안투라지'가 첫방송에서 부터 혹평세례를 받고 있다. ⓒ tvN

"안투라지 뜻이 뭐죠?. 이 드라마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건가요. 기다렸다 봤는데 허탈감까지 오네요(m***)."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 정말 그 말이 맞는 걸까. 몇 달에 걸쳐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tvN 불금불토 스페셜 '안투라지'가 높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혹평세례와 함께 포문을 열었다.

밑도 끝도 없이 등장하는 카메오와 그들의 발연기,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BGM과 볼륨 조절에 실패한 듯 대사들의 묻힘.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카메라 앵글 속 극 몰입도 방해 등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미국 인기 드라마를 원작으로한 '안투라지'는 말 그대로 편집은 미국식, 정서는 한국식으로 짜맞추기에 급급한 듯, 1시간 내내 전혀 시선을 잡아끌지 못했다. 극의 흐름도 파악하기 어려웠고, 드라마 정체성은 둘째치고 웃음 코드 찾는 데 역시 실패했다.

"기대가 너무 컸나 보다", "BGM 때문에 주연 배우들 대사가 하나도 안 들린다", "배우들을 데려다가 어떻게 저런 캐릭터로 그리나", "카메오 군단? 극 몰입도 방해일 뿐", "서강준 얼굴, 조진웅 연기가 열일했다.", "발연기와 발연출력."

혹평세례다. 그동안 연예계 뒷이야기를 담은 작품들이 잇단 실패를 맛봤지만 '안투라지' 만큼은 철저하게 다른 시각으로 그려낼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안투라지'는 차세대 스타로 떠오른 영빈(서강준)과 그에게 올인한 매니지먼트 대표 은갑(조진웅)과 영빈에게 인생을 건 친구들의 연예계 일상을 그린 드라마다.

4일 방송된 첫회에서는 영빈을 둘러싼 친구들, 그리고 영빈을 톱스타 반열에 올리기 위해 혈안이 된 은갑의 모습이 그려졌다.

보통의 경우, 드라마의 성패는 4회 이전에 판결이 난다. 즉, 극 초반에는 캐릭터 설명과 더불어 이들의 인물 관계, 앞으로 그려질 극적 긴장감 조성 등 초석을 다지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2회를 마친 후 그 다음주 까지 시청자층을 잡아 끌 수 있다.

그러나 첫 방송된 '안투라지'는 영빈의 캐릭터를 비롯한 차준(이광수) 호진(박정민) 거북(이동휘)의 관계 설명도 없고, 오로지 영빈에게 의지하는 친구들로만 그려진다. 누가 주연이고 조연인지 알 수 없고, 뜬금없는 고향 추억 여행이나 전 여자친구와의 19금 스킨십 등이 등장한다.

극의 몰입도를 높일 수 있는 장치를 전햐 찾아 볼 수 없고 한 편의 뮤직비디오를 보는 건지, 광고를 보는 건지, 알수 없는 배경음악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더불어 빠르게 돌아가는 카메라 앵글까지 더해지며 시각적 드라마로 전락한 분위기다. 한 시청자는 "드라마를 보다 음악이 너무 길어서 채널을 돌렸다 다시 돌렸는데 여전히 음악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tvN 드라마 '안투라지'가 첫방송에서 부터 혹평세례를 받고 있다. ⓒ tvN

또한 '안투라지' 역시 연기력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서강준은 연기를 잘함에도 불구하고 '외모가 열 일 한다'는 평가를 얻고 있고, 상대 역 소희 역시 어설픈 발음과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한 캐릭터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광수, 이동휘 역시 전작들 속 코믹스러운 부분이나 다소 오버스러운 연기가 극의 몰입도를 방해하고 있다는 평이며, 박정민이나 겨우 '불쌍하다'는 평가를 이끌어내고 있다.

시청자들의 눈높이는 상향됐다. 그렇기에 tvN에 대한 무한 신뢰를 드러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동안 막장이나 시청률에 급급한 작품이 아닌 '작품성'으로 시청자층을 확보해왔던 채널이었던 만큼, 새로운 작품에 대한 기대도 컸고 그에 따른 뻔한 소재에도 불구하고 '안투라지'에 대한 관심도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작품성이 바탕이 되지 않은 작품은 팬심으로도 한계가 있다. 누군가는 '구르미 그린 달빛'이 박보검 팬심에 의한 시청률이라고 지적했지만 '구르미'는 결국 작품성으로 인정 받았다.

'안투라지'에는 무려 4명의 인기 스타와 조진웅이라는 묵직한 배우가 있다. 그리고 수십 명에 달하는 쟁쟁한 스타들이 카메오로 등장한다. 연출력만 바탕이 된다면 수작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일단 좋은 패를 쥐고 있는데다 소재 역시 대중들의 구미를 당길 수 있는 '연예계 뒷 이야기'다.

하지만 1회에서 만큼은 그 연출력이 실패한 분위기다. 물론 이제 첫회를 마친 상황에서 '혹평'은 조금은 냉정한 평가일 수 있다. 하지만 사전제작드라마인 상황에서 과연 시청자들의 평과 의견을 얼마만큼 수렴할 수 있을 지, 연출과 편집의 변화가 얼마나 가능할 지 의문이다. 이대로라면 마지막회를 마친 후 '웰메이드'로 남을 수 있을 지 장담할 수 없다. 부디 '용두사미'가 되지 않기를.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도 많은 2회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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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신 기자 (si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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