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수라' 김성수X정우성, '비트' 꼬리표 뗄까

김명신 기자

입력 2016.09.03 09:22  수정 2016.09.03 10:47

영화 비트 커플, 범죄 액션물로 재회

역대급 라인업…악과 악 구도 '신선'

영화 ‘아수라’는 지옥 같은 세상,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악인들의 전쟁을 담은 액션 느와르로, 정우성 황정민 주지훈 곽도원 정만식이 출연한다.ⓒ 앤드크레딧

영화 비트 커플, 범죄 액션물로 재회
역대급 라인업…악과 악 구도 '신선'


아수라('아수라도' 전쟁이 끊이지 않는 혼란의 세계), 아수라장(처참하게 난장판이 된 곳). 단어의 뜻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봤을 때 영화 ‘아수라’가 과연 어떠한 영화일지 감(感)이 온다.

“지옥의 끝을 보여주겠다”, “물지 않으면 물린다”라는 영화 속 카피는 전형적인 악인들의 세계를 다룬 범죄형 액션 느와르임을 알게 한다. 감독 역시 원제를 ‘반성’이라는 했을 정도로, 영화 속 인물들은 역대 최고의 악역들이다. 선과 악이 싸우는 뻔한 영화에서 탈피, 악과 악만 존재한다. 그것이 영화 ‘아수라’의 포인트다.

역대급 캐스팅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고, 역대 최고의 악역 집합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영화 ‘아수라’는 지옥 같은 세상,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악인들의 전쟁을 담은 액션 느와르로, 정우성 황정민 주지훈 곽도원 정만식이 출연한다. ‘비트’의 김성수 감독 신작이다.

# “악인들의 세계, 그들의 처절한 이야기”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아수라’ 제작보고회에서 김성수 감독은 “처음 시나리오상 제목은 ‘반성’이었다. 악인들의 세계를 다룬 만큼, 반성을 했으면 하는 의미를 담았다”면서 웃음을 지었다.

영화 ‘아수라’는 지옥 같은 세상,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악인들의 전쟁을 담은 액션 느와르로, 정우성 황정민 주지훈 곽도원 정만식이 출연한다.ⓒ 앤드크레딧

김 감독은 “영화사 대표에서 시나리오를 줬더니 제목 때문에 고민을 하시더라. 아무도 안 볼 거라며 ‘지옥’으로 가자고 했다”면서 “그렇게 둘이 싸우는 모습을 본 황정민이 ‘아수라 판이네’ 그러더라. 그때 ‘아수라’라는 말에 귀에 와닿았고, 사전적 의미 역시 영화 분위기와 맞는 것 같아 그렇게 짓게 됐다”고 제목의 비화를 전했다.

‘반성’ ‘지옥’ ‘아수라’만 보더라도 이번 영화의 컨셉트가 어느 정도 예상되는 대목이다. 별별일 없는 한 악당이 어떤 사건을 통해 질질 끌려다니면서 갈팡질팡하는 모습, 그러면서 더 큰 악의 무리에게 휘둘리고 더 큰 악은 자신보다 나약한 악을 물어뜯는, 악이 난무하는 세계, 이것이 바로 영화 ‘아수라’다.

김성수 감독은 “물고 뜯고 하는 세상 속에서 인간은 인간에게 늑대일 수밖에 없다. 힘없는 악당은 거대 악에 당할 수밖에 없고. 그런 어두운 세계를 담고 싶었다”는 연출의 변을 내놨다. 그러면서 그런 악의 중심에 배우 정우성을 세운 이유도 덧붙였다.

김 감독은 “이렇게 유명한 배우들이 다 나올 줄은 몰랐다. 감독으로서 인생의 호사가 아닌가 싶다”면서 “특히 정우성의 경우, 실제로도 진짜 신사다. 하지만 그런 사람의 내면에도 어둔 면이 있고 아수라 속 악함을 잘 표현하리라 생각했다”고 정우성을 캐스팅한 이유를 설명했다.

# 충무로 악인 총출동 역대급 라인업

자타공인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여기에 이름값, 연기값 제대로 하는 배우들이 모두 악인으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일단 신선하다. 강력계 형사 한도경 역의 정우성을 비롯해 악덕시장 박성배 역에 황정민이 나선다. 황정민은 극중 절대 악이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캐릭터로 분했다.

영화 ‘아수라’는 지옥 같은 세상,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악인들의 전쟁을 담은 액션 느와르로, 정우성 황정민 주지훈 곽도원 정만식이 출연한다.ⓒ 앤드크레딧

김 감독은 “한 쇼트 안에서 감정의 파고, 여러 개의 얼굴을 변화무쌍하게 보여주는 배우다. 이런 배우가 또 있나 싶을 정도”라면서 “박성배라는 캐릭터 특성상 범죄형 느와르에 자주 등장하는 인물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악인 끝판을 보여줄 것”이라고 극찬했다.

‘변호인’ 속 악랄한 경찰 역으로 화제를 모은 곽도원의 경우, 독종 검사 김차인 역으로 또 다시 최고의 악역 연기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피력했다. 곽도원은 “사실 10년 전 김 감독과 우연히 만나게 된 것이 인연이 돼 이번 영화에 출연 섭외를 받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내가 해온 캐릭터들과 비슷해 걱정이 컸던 것이 사실이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나 김 감독은 “본인은 인물들이 비슷하다고 하지만 절대 다른 캐릭터로 보일 것이다. 현장에서 가장 열심히 준비하는 배우 중 하나로, 그 에너지는 연습을 통해 나온다”고 배우 곽도원을 향한 무한 신뢰를 표출했다.

여기에 주지훈이 한도경(정우성)의 후배 경찰이었다가 사건에 휩쓸리면서 그 지옥세계에 빠져드는 인물을 그려냈다. 악역의 최고 감초 정만식 역시 맹수 같은 사내들의 지옥세계에서 첫 포문을 여는 악랄한 사냥개 검찰수사관 도창학 역으로 분한다.

김성수 감독은 연출의 변을 통해 “영화 속 악당들은 무수히 존재한다. 그런 캐릭터들은 불쌍한 면도 있지만 동정심은 가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이 궁금했다. 사악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악당이 돼야 했다면?. 악인도 한갓 인간일 뿐이다. 그들의 핏빛 전쟁터를 그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영화 ‘아수라’는 지옥 같은 세상,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악인들의 전쟁을 담은 액션 느와르로, 정우성 황정민 주지훈 곽도원 정만식이 출연한다.ⓒ 앤드크레딧

때문에 선과 악이 아닌, 악과 악만 있는 악의세계. 그렇게 영화 ‘아수라’는 출발선부터 다르다. 성찰이나 반성은 없다. 정글 속 맹수들의 세계를 연상시키는 물고 물리는 악인들의 지옥도다. 그 지옥에 선 5명의 악인열전이 벌써부터 싸늘하게 전달된다.

“사실 나에게 있어 정우성이라는 배우는 내가 지금까지 영화감독으로 일할 수 있게 한, 은혜를 입은 배우다. ‘비트의 주인공이 정우성이었고 그 ’비트‘ 감독으로 변변한 히트작이 없어도 잘 살게 해줬다. 이 역할을 주면서 잘못된 커리어가 되지 않을까 걱정도 했다. 하지만 분명한 건 또 다른 정우성의 모습을 담아냈다는 것이다.”

20년 만에 또 다시 남자들의 세계로 뭉친 김성수 감독과 배우 정우성. 과연 ‘비트’의 꼬리표를 떼고 또 다른 인생작을 만나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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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신 기자 (si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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