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연재는 21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리우올림픽아레나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선 후프-볼-곤봉-리본 연기에서 총점 72.898점으로 종합 4위에 올랐다.
총점 73.583점을 받은 3위 간나 리자트디노바(23·우크라이나)에 밀려 아쉽게도 아시아 최초의 리듬체조 올림픽 메달은 가져오지 못했다.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러시아 대표팀과 10여일 동안 특별 전지훈련을 마치고 지난 16일 리우데자네이루에 입성할 때 “정말 많이 노력했다. 내가 해왔던 것들만 다 펼쳐 보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던 손연재는 후회 없는 연기를 펼쳐 보였다.
전날 예선에서의 크고 작은 실수를 저질렀던 전날 예선(5위)과 달리 이날은 매혹적인 표정연기와 섬세한 기술로 전 종목에서 18점대의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손연재는 시상대에 오를 수 없었다. 예상대로 마르가리타 마문(러시아)이 총점 76.483점으로 금메달을, 야나 쿠드랍체바(러시아)가 75.608점으로 은메달을 획득한 가운데 리자트디노바가 너무 잘했기 때문이다.
리자트디노바는 멜리티나 스타니우타(벨라루스)는 손연재와 함께 강력한 동메달 후보로 지목됐던 선수다. 하지만 리자트디노바는 전날 예선에서 쿠드랍체바까지 위협할 정도의 절정이 기량을 과시했다.
손연재에 앞서 동메달 획득한 리자트디노바. ⓒ 게티이미지
리자트디노바가 경쟁자이긴 하지만 손연재 보다 한두 걸음 더 메달권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손연재가 넘지 못할 ‘산’까지는 아니지만, 똑같이 실수 없이 경기를 마쳤을 때는 리자트디노바가 점수에서 앞설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피봇 등 손연재가 보여주는 연기보다 난도가 높은 부분이 많다. 실제로 리자트디노바는 올해 손연재와 함께 나선 세 번의 대회에서 모두 이겼다. 손연재가 국제대회에서 리자트디노바에 앞선 적도 있지만, 그의 컨디션이 정상일 때 이긴 기억은 희미하다. 이번 시즌 ‘러시아 투톱’을 제외하고 한 종목에서 유일하게 19점대를 찍은 선수다.
리자트디노바 역시 올림픽 메달을 열망했다. 그리고 월드컵 시리즈에서의 연기보다 올림픽에서는 예선과 결선에서 더 농익은 연기를 펼쳐 보였다. 예선을 끝내고는 내심 쿠드랍체바까지 추월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그런 리자트디노바가 실수 없는 클린 연기를 펼치다보니 정말 잘했던 손연재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손연재 경기 직후 완벽한 리본 연기를 펼친 리자트디노바에게 손연재도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박수를 보냈다. KBS 김윤희 해설위원도 "리자트디노바는 손연재의 경쟁 선수지만 실력은 인정한다"고 평가했다.
리듬체조 불모지인 한국을 대표해 올림픽에 나선 손연재가 마문-쿠드랍체바-리자트디노바라는 거물들 바로 뒤에서 연기했다는 자체만으로도 손연재는 뜨거운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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