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연패' 여자양궁, 긴장 없어도 감동 백배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입력 2016.08.08 05:50  수정 2016.08.08 08:17

리우올림픽 단체전 금메달...결승까지 고비도 적수도 없어

하루 수백빨씩 쏜 퉁퉁 부은 손으로 '우리' 외치며 맞잡아

한국 여자양궁대표팀이 올림픽 8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 연합뉴스

한국 여자양궁이 리우올림픽 금메달을 쏘며 8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장혜진-최미선-기보배로 구성된 여자 양궁대표팀은 8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의 삼보드로무 경기장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에서 러시아를 세트 승점 5-1(58-49 55-41 51-51)로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날 남자 양궁 단체전에 이어 두 번째 금메달이다.

한국 여자 양궁은 단체전이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1988 서울올림픽부터 이번 대회까지 8회 연속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단 한 번도 금메달을 놓치지 않았다.

8강부터 결승까지 고비도, 적수도 없었던 그야말로 완벽한 금메달이었다.

예선 1위로 토너먼트에 오른 한국은 일본과의 8강에서 5-1(54-54 57-51 55-54)로 이기고 4강에 올랐다. 4강전에선 다소 껄끄러운 대만을 만났지만 역시 5-1(60-50 53-53 56-52)로 누르고 여유 있게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 상대 러시아도 한국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한국은 1세트를 58-49로 월등히 앞선데 이어 2세트 55-51로 이겨 승리를 예감했다. 결국, 3세트에서 51-51로 비기면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너무 압도적이라 긴장도 되지 않았다는 것이 국민들의 반응이다. 하지만 그들이 거저 금메달을 쐈다고 생각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사실 한국 여자양궁을 괴롭힌 것은 부담감이다. 7연패를 이어오다보니 너무나도 당연시됐던 금메달이다. 금맥을 끊지 않기 위해 선수들은 하루 평균 400여발에서 많을 때는 600발까지 쏘곤 했다. 퉁퉁 부은 그 손은 활을 금으로 만드는 미더스의 손이 됐다.

리우의 심술궂은 바람이 한국 여자양궁을 흔들 때면, ‘나’가 아닌 ‘우리’로 뭉쳐쐈다. 막내 최미선이 바람에 흔들릴 때도 앞뒤에 포진한 언니 장혜진과 기보배가 점수로 커버하고 몸으로 감싸 안으며 다음의 텐을 만들었다.

압도적인 경기력에 적수가 없어 긴장은 덜할지 몰라도 퉁퉁 부은 손과 우리를 먼저 외치는 여자 양궁대표팀의 끈끈함은 국민들의 감성을 저격하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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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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