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올림픽서 하마터면 못 볼 뻔?

데일리안 스포츠 = 김평호 기자

입력 2016.08.03 08:30  수정 2016.08.03 13:43
만약 축구가 올림픽에서 제외됐었다면 런던 올림픽의 동메달 신화도 없었다. ⓒ 연합뉴스

블라터, IOC 견제 위해 월드컵 격년제 개최 주장
사마란치 IOC 위원장 맞불로 격년제 개최 무산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인기를 모으는 축구가 올림픽에서 제외될 뻔했던 사실이 있었다.

때는 1999년. 당시 FIFA 회장이었던 제프 블라터는 월드컵 격년제 개최를 주장하고 나섰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회원국을 보유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격년제로 대회를 치르면 1년은 지역 예선, 1년은 월드컵 본선으로 매년 지구촌을 축구 열기로 들썩이게 할 수 있다는 것이 당시 블라터의 생각이었다.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클럽팀들은 월드컵을 2년마다 개최하면 UEFA(유럽축구연맹)을 탈퇴한다고 으름장을 놓았고, IOC(국제 올림픽 위원회)도 올림픽과 겹칠 수 있다며 반대 의사를 표했다.

제프 블라터 전 FIFA 회장. ⓒ 게티이미지

월드컵 격년제 주장은 IOC를 견제하기 위한 블라터의 의도가 깔려있었다는 분석이다.

당시 FIFA는 올림픽 축구가 월드컵 수준까지 올라와서는 안 된다는 구상에 따라 출전 선수들의 나이를 제한하고 있었지만 IOC는 이를 반대했다.

또한 IOC는 축구도 다른 종목처럼 도핑테스트에서 양성반응을 보일 경우 2년간 출전자격을 박탈하자고 주장했지만 FIFA가 이를 반대했다.

이런 상황에서 당시 외신들은 FIFA가 월드컵을 올림픽과 같은 해에 열어 올림픽 축구 흥행을 방해하려는 의도를 품고 있다고 내다봤다.

진실이 어찌됐던 간에 블라터의 월드컵 격년제 주장은 사마란치 IOC 위원장의 이 한마디에 급격히 수그러들고 말았다.

“그렇다면 축구를 올림픽에서 제외시켜 버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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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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