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대의 이제는 품격>'일벌레'들이 한국 망친다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하는게 대한민국 살리는 길
대부분 한국의 고위공직자나 기관장들이 현직에 있을 적에 과연 얼마나 일을 잘했는지 모르겠으나 퇴직 후에도 ‘전(前)’자를 달고 다니며 그 직책이 주는 경외감을 누리며 호가호위(?) 하고 있다. 한국인들만큼 ‘전’자를 챙기는 민족도 드물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들 중 누구도 그 ‘전’자에 일말의 책임이 따른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비록 전직이지만 그 격에 맞는 처신을 하지 못하면서 계속 ‘전’자를 붙여 ‘전관예우’ 받으려는 것은 몰염치에 해당한다.
2015년 12월 1일, 아무개 전 한국은행 총재가 은퇴 후 1년 간 모교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강의하고 귀국하여 월간'신동아'와 인터뷰를 가졌다. 그곳에서 경영대학원생과 정치학과 학생을 대상으로 한 강의 주제는 ‘한강의 기적’을 이룬 한국의 저력과 향후 한국 경제에 대한 도전과 전망이었다고 한다.
“강의는 한 번도 쉽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나 자신이 수강생이라는 생각으로 강의했다. 내 지식과 경험을 정리해 보는 느낌이라고 할까.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새해 첫날을 포함해 하루도 빠짐없이 연구실에서 강의 준비를 했다. 아내는 미국에 온 지 3주 만에 서울로 돌아갔다. 그날 이후 사람도 거의 안 만나고 스님처럼 지냈다. 밥도 혼자 해 먹었다.
내가 지낸 학교 기숙사 벽이 흰색인데, 매일 그 흰 벽을 마주하고 밥을 먹었다. 성철스님의 면벽 수행, 일주일에 몇 번은 의도적으로 흰 벽을 마주하고 혼자 식사한다는 로마 교황이 생각났다. 그래서 외로울 때는 ‘교황식 식사’라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컴퓨터엔 한글 자판도 한국 포털 서비스도 없었다. 한인 슈퍼 가서 혼자 장보고 음식 만들고 먹고 잤다.” (중략)
- 개인적인 얘기로 인터뷰를 마무리하자. 청와대 경제수석, 대학 총장,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중앙은행 총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등 경력도 화려하고, 바둑 1급에 골프와 테니스도 수준급이다. 정운찬 전 총리, 장승우 전 해양수산부장관과 함께 ‘경기고 3대 천재’로 불린다. 누구 덕인가? 조상 묏자리 덕인가?
“나도 궁금하다(웃음). 말씀하신 자리들은 대부분 인사권자와 일면식이 없는 상황에서 발탁됐다. 수주작처(隨主作處, 어느 곳에서든 주인의 마음으로 최선을 다한다)의 자세라고나 할까. 좌고우면하지 않고 맡겨진 일만 했다. 그래서 ‘독일병정’, 일만 하는 ‘곰바우’란 별명이 늘 따라다녔다. 너무 일만 한다고 해서 ‘곰바우’가 아니라 ‘곰바위’(우스개 영어지만 not bear stone but bear rock)란 말까지 들었다.
일은 정말 원 없이 해봤다. OECD 가입을 위해 프랑스 파리에 2년 있었는데, 귀국 사흘 전에야 루브르 박물관을 처음 가봤다. 개선문, 에펠탑도 못 보고 왔다. 경기고 3대 천재? 언론의 과찬이다. 그냥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살았다. 너무 맹숭맹숭한 대답인가(웃음).”'신동아' 2016년 1월호 ‘신년인터뷰’에서 발췌.
그리고서 "철밥통, 벌거벗은 임금님이 한국 경제 발목 잡았다”고 했다. 강의평가에 대해 “쑥스럽지만 10개 항목에 걸쳐 대부분 매우 좋은 평가를 받았다. 무기명 평가였는데, 객관적으로 인정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미국 방문교수생활에 대해 자랑스럽게 여기는 듯하다. 대부분 독자들 역시 그렇게 여겼을 것이다. 아무렴 화려한 경력에도 불구하고 소박하게 생활하며 주어진 일에 충실한 것을 두고 누가 뭐라 하겠는가?
한데 이를 글로벌 주류 오피니언들의 시각에서 보자면 안타깝다 못해 한심한 생각이 먼저 든다. 그깟 강의가 뭐라고 도 닦듯이 강의 준비? 강의 점수 잘 나오면 교수 채용이라도 해준다던가? 노벨경제학상 후보 추천이라도 해 준다든가? 새삼스럽게 경제학원론을 강의해 달라든가? 그저 한국은행 총재로서의 실전 경험담 정도면 충분할 것이었다.
정작 중요한 것은 인적 네트워크
명색이 전 한국은행 총재가 허구한 날 저녁식사를 숙소서 혼자서 해결하다니! 너무 어이가 없어 목구멍이 막힌다. 그렇게 친구가 없었나? 그것도 모교에서! 그 극히 귀중한 기회, 미국 유수 경제브레인들과의 네트워크를 대폭 확장할 수 있는 다시없는 기회를 외면하고 혼자 골방 자취생활로 보내다니!
그 정도의 경력이라면 마땅히 백악관금융정책담당보좌관, 브루킹스연구소, 랜드연구소, 국제전략연구소, 미연방준비위원회 고위직원들, 뉴욕월가의 증권투자금융회사 고위직원들, 뉴욕타임스 및 파이낸셜타임즈 경제담당 대기자들, S&P, 무디스, 리치 등 국가신용도평가전문기관 고위임직원들과 함께 식사했어야 했다.
하다못해 같은 학교 교수들이나 자신처럼 퇴직한 경제브레인들과 식사 기회를 만들어 환담을 나누며 한국의 경제상황을 이해시키고 친교를 맺었어야 했다. 학교도 분명 그런 목적에서 그에게 강의 기회를 주었을 것이다. 혹여 공직에 있을 때 너무 청렴해서 그들에게 식사 한 끼 대접할 여력이 없을 만큼 가난했던가? 퇴직금, 연금이 만만치 않을 텐데! 그런 일에 왜 내 돈을 쓴단 말인가?
역시나 또 다른 천재로 불리던 서울대 출신 이 나라 아무개 전 총리는 7년간 미국에서 박사 후 조교수 봉급의 호시절 보내는 동안 단 한 번도 같은 연구동에 있는 노벨경제학상 수상 다른 교수들을 정규 레스토랑에 초대해 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 누군가가 적잖이 받은 월급으로 뭘 했냐고 물었더니 알뜰살뜰 모았다가 방학 때마다 가족들과 디즈니랜드, 옐로스톤공원 등 관광했노라고 자랑스레 말하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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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한국 최초 방문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환영만찬에서 굽신 건배하는 정운찬 국무총리. 거의 모든 한국인들의 건배 자세가 이렇다. 글로벌 정격 매너로 응대해서 이런 사진이 찍히지 않도록 해야 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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