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아레스가 가공할 만한 득점 행진을 이어가며 바르셀로나의 리그 우승과 개인 득점왕이라는 두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섰다.
수아레스는 최근 2경기에서 무려 8골(3도움)을 몰아쳤다. 지난 21일 데포르티보와 원정경기에서도 4골을 넣으며 바르셀로나에 8-0 대승을 안겼던 수아레스는 3일 뒤 스포르팅 히혼과의 홈경기에서 다시 4골을 몰아치며 6-0 대승을 이끌었다.
8골은 웬만한 프로 선수들이 한 시즌에 달성하기도 쉽지 않은 기록이다. 그런데 수아레스는 단 2경기 만에 몰아치기로 골을 쓸어담았다.
놀라운 활약을 펼친 수아레스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와의 득점왕 경쟁에서도 한발 앞서가게 됐다. 데포르티보전 직전까지만 해도 4골 차이로 뒤져있었던 수아레스는 같은 기간 1골을 추가하는데 그친 호날두를 단숨에 제치고 라 리가 득점 선두로 올라섰다.
호날두가 부상으로 결장한 데다 레알 마드리드는 유럽챔피언스리그 일정도 남아 있어 리그에만 주력할 수 없는 만큼 수아레스가 유리한 고지를 점한 셈이다.
수아레스의 득점 기록은 32경기에 34골 16도움, 득점 뿐만 아니라 도움과 공격포인트 합산에서 모두 선두다. 특히, 호날두(34경기 31골 11도움)보다 2경기 더 적게 뛰고도 달성한 기록이다. 팀 동료인 리오넬 메시는 25골 13도움으로 3위에 올라있다.
2009년부터 스페인 축구에 메시와 호날두의 양강 시대가 정립된 이래 리그 득점왕은 항상 이 둘의 경쟁 체제였다. 메시와 호날두의 기록행진이 워낙 독보적이라 팬들 사이에서는 이들을 ‘신계’로 칭했다. 그리고 두 선수 다음으로 좋은 성적을 올리는 선수를 인간계 최강이라 칭하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수아레스는 8년 만에 득점왕 경쟁에서 메시와 호날두의 양강 시대를 종식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공교롭게도 메시와 호날두 시대 이전 마지막 득점왕도 수아레스의 대선배인 우루과이 출신 디에고 포를란(2008-09시즌)이었다는 것도 재미있는 인연이다.
에이스 메시가 올 시즌 부상으로 다소 주춤했음에도 바르셀로나가 우승 경쟁을 이어가는 것은 수아레스의 활약이 결정적이다. 다비드 비야, 티에리 앙리, 사무엘 에투,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등 세계적인 공격수들도 대부분 메시의 조연에 그쳤던 바르셀로나에서 오랜만에 메시의 그늘에 가려지지 않은 선수가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또한 수아레스는 올 시즌 국왕컵(5골)과 UCL(8골)을 포함한 각종 대회애서 총 53골을 기록 중이다. 종전 수아레스의 한 시즌 최다 기록은 네덜란드 아약스 시절이던 2009-10시즌 기록한 49골이었다.
생애 최초로 50골을 넘기며 자신의 기록을 경신중인 수아레스는 네덜란드와 잉글랜드(리버풀)에 이어 스페인까지 3대 리그에서 득점왕과 최우수선수를 동시에 달성하는 대기록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악동 이미지에 가려졌지만 실력 하나만큼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올 시즌만 놓고 보면 MSN의 중심은 메시가 아니라 수아레스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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