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축구, 스타일 변화 필요해

이충민 객원기자 (robingibb@dailian.co.kr)

입력 2007.02.10 11:37  수정

페어플레이 실종

데일리안 스포츠

무대포 축구 이제 그만

중국 축구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은 ‘투박하다´ ´거칠다´이다. 노골적인 완강함과 억셈을 지녔다. 대체로 의욕이 과하다 보니 거친 반칙이 빈번하다.

과욕은 상대 선수에게 치명적인 부상을 입힘으로서 동업자 정신 결여를 지적당하기도 한다. 지난 2006 독일 월드컵 본선 직전 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정쯔가 지브릴 시세(올림피크 마르세유)의 다리를 부러뜨린 사례가 그렇다. 지난 1998년 월드컵 본선 직전 평가전에서는 한국의 황선홍이 피해자였다.

현재 잉글랜드 전지훈련 중인 중국 청소년 축구 대표팀(U-21)도 지나친 터프함으로 비판 받고 있다. 첼시 2군 팀과의 연습 경기, 챔피언십리그 소속 퀸스파크 레인저스와의 평가전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평가전 2연패라는 결과보다는 게임내용이 문제였다.

중국 선수들은 첼시 전에서 거친 태클을 자주 시도했다. 후반에는 첼시의 마이클 우즈에게 부상을 입히겠다는 의도가 다분한 태클을 시도함으로서 양 팀 선수들끼리 주먹다짐으로 번질 뻔했다.

중국 청소년 팀의 지나친 의욕은 지난 7일 절정에 달했다. 퀸스파크 레인저스와의 평가전에서 집단 패싸움이 벌어졌던 것. 양 팀은 전반부터 몸싸움과 반칙이 오고가면서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더니 급기야 후반 중반, 사건이 터지고야 말았다.

중국 선수가 몸싸움 도중 화를 내면서 주먹을 휘둘렀다. 이 과정에서 퀸스파크 소속 선수가 중국 선수의 몸을 높이 들어 바닥에 내던졌다. 팀 동료 선수도 가세하여 중국 선수를 집단 폭행하기 시작했다. 이 사건이 계기가 되어 양 팀간 집단 패싸움으로 번졌다.

패싸움의 후유증은 심했다. 중국의 정타오는 이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싸움에 가담한 양 팀 선수들도 크고 작은 부상에 신음했다. 중국 축구 선수들의 다혈질적인 기질을 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중국 감독은 언론을 통해 ‘깊이 사죄한다’면서 선수들의 정신 자세를 질타했다. 본업인 축구에 충실하지 못하고 격투기 선수가 된 것 마냥 주먹을 휘둘렀다는 점에 대해 실망감을 감추질 못했다.

중국 축구인들의 동업자 정신 결여는 자국 축구팬들에게까지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실제 지난 2004년 5월 중국 창샤에서 펼쳐진 한국과의 올림픽지역최종예선에서 치우미(중국대표 응원단)가 붉은 악마 응원단에게 위협을 가한 적이 있다. 당시 붉은 악마 여성회원은 치우미가 던진 볼트에 맞아 머리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었다.

중국축구가 세련된 모습으로 탈바꿈 하려면 무대포 정신을 버리고 침착함과 참을성을 길러야 한다. 선수들 스스로가 감정을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중국 축구가 동업자 정신만 지켜준다면 투박한 축구 스타일도 일대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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