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새 수목드라마 ‘딴따라’가 첫방송 된 가운데 예상 밖 혹평과 함께 시청률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 SBS
지성과 혜리는 우는 데 보는 시청자들은 눈물이 나지 않는다. 지성의 원맨쇼가 안타깝고 혜리는 '덕선'인지 '그린'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스토리는 감동을 주는 건지, 감동에 호소하는 건지 애매하다.
영화 ‘7번방의 선물’ 작가와 연기대상으로 이름 값 높인 지성, 그리고 100억대 흥행소녀로 몸값 급등한 혜리의 의기 투합작으로 기대를 모은 SBS 새 수목드라마 ‘딴따라’가 첫방송 된 가운데 예상 밖 혹평과 함께 시청률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물론 전작 ‘돌아와요 아저씨’와 비교해 3배에 가까운 시청률 상승세를 기록했고, 1회 보다는 2회에서 소폭 상승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희망적이긴 하다. 하지만 ‘돌아저씨’의 경우, ‘태양의 후예’와 맞붙어 시청률 재미를 보지는 못했지만 시청자들의 호평 속 잔잔한 감동까지 더해주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딴따라’의 경우 무리하게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모양새가 되고 있다. 홍성창 PD는 제작발표회 당시 “재미와 감동을 주겠노라 약속했었지만 매번 그렇게 하지 못했다. 사실상 재미와 감동을 다 주기란 쉽지 않다”면서 “하지만 이번 작품은 다르다. ‘딴따라’는 재미도 있고 감동도 있다”고 호언장담 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연 ‘딴따라’는 ‘연예계 현실’이라는 다소 뻔한 설정 가운데 안하무인 매니저도 그렇고 '그린'이라는 캐릭터도 그렇고 개성 있는 인물들을 찾아보기 어렵다. 거기에 우여곡절 끝에 밴드 딴따라가 성공한다는 스토리 역시 너무나 진부하다.
다만 뻔한 매니저를 지성이 해서 그나마 몰입이 되는 것이고, 혜리는 그저 ‘응팔’ 속 노을이를 위하던 덕선이의 또 다른 모습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드라마 ‘상속자들’로 인기를 모은 바 있던 강민혁 역시 캐릭터 탓인지, 대사 탓인지 발연기 논란에 휩싸였다.
단 2회. 첫 술에 배부르겠냐는 지적도 있겠지만 모든 드라마가 그렇듯, 첫 주에 시청자층을 확보하는 것이 그 드라마의 시청률을 좌우한다. ‘태양의 후예’ 역시 1, 2회 후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던 것이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4회를 전후에 시청률이 확정된다고 말한다. 그 만큼 한 번 채널을 돌린 시청자들을 돌리기 쉽지 않고, 본방 아닌 재방을 선택하려는 시청자들의 이탈을 막아야 한다.
시청률이 작품성을 평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드라마 제작진이나 출연진 입장에서 아예 무시할 수는 없는 대중의 성적표다. 배우가 열심히 연기만 하면 된다는 말은 고릿적 이야기다. 요즘에는 연기파 배우건 아이돌 출신 연기자건 모두 열심히 한다. 발연기 논란에 휩싸이게 되면 설 자리를 잃게 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자신 스스로 알기 때문이다.
SBS 새 수목드라마 ‘딴따라’가 첫방송 된 가운데 예상 밖 혹평과 함께 시청률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SBS 딴따라 캡처
제작진 역시 배우들의 연기 탓만 해서는 안된다. 일단 톡톡 튀는 캐릭터는 대본에서 시작되고 연출로 빛을 발하는 경우가 많다. 시청률이나 작품성에 급급한 나머지 극이 산으로 가도 안 된다. 그래서 PD들이 선호하는 배우가 있고 배우들이 선호하는 PD가 있는 것이다. 이들간의 케미는 작품을 완성하는데 중요하고 그를 바탕으로 시청자층을 확보한다.
‘비정함과 냉혹함이 도사리고 있는 치열한 정글 같은 연예계의 리얼한 민낯을 그리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던 제작진의 쿨한 한 방이 필요해 보인다. 시청자들의 이탈이 벌써부터 우려된다. 시청률도 시청률이지만 드라마 게시판 등 시청자들의 반응을 아예 묵과해서는 안된다.
지성은 ‘킬미힐미’ 성공 후 수 많은 러브콜을 뒤로하고 이번 ‘딴따라’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편성도 되기 전 봤던 이번 대본에 감동을 받았고 그 안에 담긴 작가의 따뜻함에 반했다고 했다. 전작의 흥행을 안고 복귀작으로 ‘딴따라’를 택한 혜리 역시 ‘그린’ 역에 웃고 울었다며 덕선이 아닌 그린을 기억할 수 있게 하겠다고 각오를 피력했다.
그렇게 주인공들을 사로잡았던 극 전개가 절실해 보인다. 시청자들은 지성과 혜리의 복귀작을 손꼽아 기다렸다. 지성의 연기가 보고 싶었지만 원맨쇼를 보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혜리의 다소 서툰 연기라도 또 다른 캐릭터를 열심히 그려내는 모습을 보고 싶었던 것이지 '덕선'이를 그리워 했던 것은 아니다. 1, 2회는 맛보기였을 뿐, 3회부터 본격적인 '그 재미와 감동의 이야기'가 그려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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