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화 눈앞’ 첼시 리, 제2의 문태종-이승준 될까?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6.04.09 08:56  수정 2016.04.09 11:14

농구 우수인재 특별귀화 추천 대상자로 선정

여자농구 리우올림픽 출전 ‘청신호’

특별귀화 추천으로 태극마크를 달 가능성이 높아진 첼시 리. ⓒ WKBL

여자프로농구 부천 KEB하나은행의 센터 첼시 리(27·189cm)의 특별 귀화가 속도를 내고 있다.

리는 지난 6일 대한체육회로부터 농구 우수인재 특별귀화 추천 대상자로 선정된 것이 알려졌다. 이에 따라 리는 법무부의 국적심의위원회 심의까지 통과하면 법적으로 완전한 한국인이 된다.

그간 대한체육회에서 추천을 받은 선수가 법무부 국적심의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한 경우가 없었기 때문에 농구계는 첼시 리의 귀화 승인을 낙관하고 있다. 특별귀화로 한국 국적을 취득하면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대표로 뛰는 것도 가능하다.

리의 특별 귀화는 역시 대표팀 발탁을 염두에 둔 정책이다. 남자농구의 경우, 이미 귀화선수들의 가세로 대표팀 경쟁력에도 도움이 된 바 있다. 이미 문태종(2014 인천 아시안게임), 이승준(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3 아시아선수권) 같은 귀화혼혈선수들은 대표팀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국위선양에 기여했다.

물론 리의 귀화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해당 선수 역시 직업적 편의를 위해서 한국 국적을 필요로 하는 게 아니냐는 의문의 시선도 있다.

친할머니가 한국인으로 알려진 리는 WKBL 규정에 따라 리그에서는 이미 한국 선수로 인정받고 있다. 리는 자신의 귀화를 둘러싼 논란을 의식한 듯 시즌 중에도 자신이 한국인임을 강조하는 발언을 여러 차례 거듭하며 진정성을 강조한 바 있다.

리는 지난 시즌 하나은행에서 데뷔해 평균 15.2점을 넣고 리바운드 10.4개를 잡아내는 맹활약으로 소속팀을 창단 첫 준우승으로 이끌며 존재감을 인정받았다. 최근 열린 시상식에서는 신인상, 베스트5, 득점상, 리바운드상 등을 휩쓸며 여자농구계의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렸다. 기량 면에서는 당장 대표팀 주전으로도 활약하기에 손색없는 실력이다.

한국 여자농구는 이제 2000년대 초중반 황금시대를 이끌었던 주역들이 하나둘씩 은퇴하면서 국제무대에서 침체기를 맞이했다. 특히 그동안 대표팀 골밑을 책임졌던 신정자, 하은주, 김계령, 강영숙 등이 줄줄이 은퇴를 선언하며 큰 공백을 피할 수 없다. 높이와 파워를 겸비한 리가 가세해준다면 한국농구는 골밑에서 다소 숨통이 트일 수 있다.

리의 특별귀화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첫 무대는 우선 6월 프랑스에서 열리는 올림픽 최종예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8년 만에 다시 올림픽 본선무대 복귀를 노린다.

최종예선은 12개 나라가 출전해 상위 5개국이 올림픽 본선에 나가게 된다. 벨라루스, 나이지리아와 함께 C조에 편성된 한국은 우선 조 2위에 들어야 8강 토너먼트에 나갈 수 있다.

물론 리의 가세만으로 올림픽행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남자농구만 봐도 걸출한 귀화선수 한 명의 존재가 국제대회의 판도를 바꾼 것은 아니었다. 다만 리가 한국 국적을 취득해 태극마크를 단다면 대표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자원임에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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