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김현수 엇갈린 운명, 특급 기준 재평가?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6.03.28 08:27  수정 2016.03.28 16:15

박병호 개막 로스터 확정 이어 이대호도 사실상 찜

시범경기 부진 김현수는 방출 가능성까지 언급되는 중

메이저리그 개막을 앞두고 운명이 엇갈리고 있는 박병호(왼쪽부터)-김현수-이대호. ⓒ 연합뉴스/게티이미지

지난해 한국 야구 대표팀의 프리미어12 우승을 이끌었던 클린업 트리오 3인방의 운명이 엇갈릴 전망이다.

당시 대표팀은 김현수-이대호-박병호로 이어지는 ‘살인 타선’을 앞세워 프리미어12 초대 우승팀이 됐다. 김현수는 이 대회에서 타율 0.333(33타수 11안타) 13타점의 맹활약으로 MVP까지 올랐고, 이대호는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결승 타점을, 박병호 역시 미국과의 결승전에서 도쿄돔에 대포를 쏘아 올렸다.

이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나란히 시범경기서 주전급 대우를 받았고, 꾸준한 출장 기회를 통해 자신의 기량을 어필했다. 하지만 모두가 성공할 수는 없었다.

일단 가장 안정권에 올라있는 선수는 박병호다. 박병호는 이번 시범경기서 팀 내 최고 수준의 타격감을 선보이며 일찌감치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 한 자리를 보장받았다. 다음은 이대호였다.

시애틀 구단은 28일(이하 한국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대호의 40인 로스터 진입 소식을 알렸다. 따라서 지난달 체결한 이대호의 스플릿 계약은 연봉 100만 달러(옵션 포함 최대 400만 달러)의 메이저리그 계약으로 전환된다.

이는 사실상 25인 개막 로스터 진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대호의 운명을 쥐고 있는 제리 디포토 단장과 스캇 서비스 감독이 시카고 컵스와의 시범경기에 앞서 직접 축하 메시지를 건넨 것이 그 증거다.

이대호의 메이저리그 진입은 그야말로 인간승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초 이대호는 이번 스프링캠프에 초청선수 신분 자격으로 참가했다. 시범경기 내내 치열한 경쟁이 이어졌고, 이대호는 끝내 살아남았다.

스프링캠프 초반 홈런을 터뜨리는 등 시작부터 강한 인상을 남기고 남다른 노력을 인정받은 결과였다. 사실 이대호의 공격력은 시애틀 구단도 고개를 끄떡거리기 충분했지만 느린 발과 수비, 그리고 적지 않은 나이가 걸림돌이었다.

하지만 이대호는 자신의 기량이 메이저리그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점을 이번 스프링캠프를 통해 증명했고, 체중을 15kg 이상 감량하며 의지를 불태웠다.

김현수의 경우 미래가 암담하기만 하다. 'FOX스포츠'는 27일, 볼티모어 구단이 김현수와의 계약 파기를 검토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이튿날에는 벅 쇼월터 감독이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김현수를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만약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 진입에 실패하더라도 김현수 입장에서는 할말없는 조치가 아닐 수 없다. 김현수는 이번 시범경기서 1할대 저조한 타율로 자신을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 몇 개의 안타가 나왔지만 대부분 빗맞은 행운의 안타 또는 실책성 플레이에 의한 출루에 불과했다.

김현수 역시 이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mlb.com과의 인터뷰서 "부진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어떤 상황에서든 최선을 다해 극복하겠다"며 메이저리그 도전이 현재 진행형임을 어필했다.

이어 자신의 부진에 대해서는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새로운 투수들을 상대하며 적응해야 했다. 힘든 점이 있다면 그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야구팬들은 드물다. 새로운 환경에 직면한 것은 김현수와 박병호, 이대호뿐만 아니라 모든 메이저리거들이 거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현수는 이번 시범경기서 상대 투수들의 빠른 볼을 이겨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직구 스피드에 눌리다 보니 떨어지는 변화구에 속수무책으로 당했고, 길고 긴 부진의 이유가 됐다. 박병호와 이대호, 그리고 김현수의 엇갈린 운명의 요인은 ‘실력’ 외에 논할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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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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