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가 마지막 남은 외국인 엔트리 한 자리에 우완 투수 알렉스 마에스트리(31)를 영입했다.
한화는 15일 마에스트리와 총액 5000만 엔(약 5억 2300만 원)에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출신의 마에스트리는 미국 마이너리그와 호주 리그, 일본 독립리그를 거쳐 2012년부터 일본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활약했다. 오릭스와의 재계약에 실패한 뒤 최근까지 일본 독립 구단 군마 다이아몬드 페가수스에서 선수경력을 이어왔다.
마에스트리는 2006년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에 입단한 경력이 있다. 이탈리아 출신으로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한 최초의 사례였다.
하지만 정작 메이저리그에서 뛰어보지는 못했다. 오릭스에서도 4시즌 간 96경기 출장해 14승 11패 11세이브 평균자책점 3.44에 그쳤다. 평균자책점은 준수하지만 최근 일본야구의 투고타저 추세를 감안했을 때, 외국인 투수로서는 그저 그런 성적이다.
한화는 이미 에스밀 로저스-윌린 로사리오라는 두 메이저리그 출신 선수들과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남은 외국인 엔트리 한 자리를 결정하는 것이 늦어지며 우려를 자아냈다.
선발 투수를 영입하겠다는 방침만 정해졌을 뿐 좀처럼 진전되는 소식이 없어 많은 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비시즌 전력보강을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한화였기에 내심 마지막 외국인 투수 영입도 거물급 선수를 보강하는 게 아니냐는 기대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마에스트리의 영입은 한화 팬들이 원했던 대어와는 거리가 있다.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 문제로 속을 끓었던 김성근 감독도 당초 확실한 즉시전력감을 요청했다. 한화 구단은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결과를 지켜보며 올 시즌 빅리그 진입에 실패하는 수준급 선수를 영입하려는 복안이 있었다. 그러나 예상 외로 쓸 만한 투수들의 몸값이 너무 비싼 것으로 전해졌다.
마에스트리는 일본야구계에 인맥이 깊은 김성근 감독이 현지 독립리그 관계자들로부터 추천받은 선수로 알려졌다. 자질과 인성은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아무래도 임시 대안이라는 성격이 강한 것은 어쩔 수 없다. 최근 외국인 선수들의 경력과 몸값이 상향평준화되고 있는 KBO리그에서 마에스트리의 몸값은 낮은 편이고 보장액(2000만 엔)이 옵션(3000만 엔)보다 적은 데서도 드러난다. 김성근 감독은 마에스트리에 대하여 아직은 평가를 아끼고 있다.
한화는 아직 선발진 구상이 확정되지 않았다. 선발이 가능한 자원은 많지만 로저스를 제외하면 아무래도 확실한 이닝이터가 부족하다. 로저스 역시 가벼운 부상으로 초반 시범경기 일정을 거르고 있는 가운데 새롭게 가세한 외국인 투수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마에스트리가 외국인 수난사에 시달리던 한화에 의외의 대박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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