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 클롭 vs 맨유 판할 '지략, 그리고 자극'

데일리안 스포츠 = 윤효상 객원기자

입력 2016.03.11 00:06  수정 2016.03.29 14:33

노스웨스트 더비 사상 첫 유로파리그 무대

16강 상대에 대한 자극 속 빛나는 지략 기대

맨유와 리버풀이 유로파리그 16강에서 맞붙는다. ⓒ 맨유/리버풀

잉글랜드 숙명의 ‘노스웨스트 더비’가 이제는 유로파리그에서 펼쳐진다.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11일(한국시각) 영국 안필드서 열리는 ‘2015-16 UEFA 유로파리그’ 16강 1차전에서 충돌한다. 물러설 수도, 물러설 곳도 없는 양 팀의 자존심 격돌이자 대회 16강 최대 빅매치다.

120년이 넘는 유구한 역사 동안 무려 195차례 맞붙었던 양 팀이 유럽대항전에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맞대결의 모든 주목과 관심도는 감독들에게 쏠린다.

홈팀 리버풀의 클롭 감독은 지난해 10월 부임 후 첫 시즌을 보내고 있다. 시즌 중도 부임, 기울어있던 팀 상황 등 악조건에 “시간을 갖고 인내해달라”고 호소한 그는 성적보다 ‘팀 만들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동기부여 면에서 리버풀이 목표의식을 가지고 나설 수 있는 마지막 남은 대회가 유로파리그다. 우승 목전까지 갔던 리그컵 결승에서는 맨시티에 승부차기 끝에 무릎을 꿇었고, 리그도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탈환까지는 갈 길이 멀다.

성적에 집착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16강까지 도달한 유로파리그, 그리고 그 상대가 앙숙 맨유라는 점은 클롭 감독으로서는 충분한 자극이 된다. 이번 대회에서 가시권 성적을 거둔다면 곧 맞이할 다음 시즌, 그리고 이적시장에서 한결 수월한 행보를 보일 수도 있다.

원정을 떠나온 맨유 판 할 감독 역시 물러설 수 없는 입장이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속사정은 180도 다르다.

판 할 감독은 다음 시즌이면 지휘봉을 내려놓을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고, 최근 경기력과 성적에 대한 팬들의 비난 수위도 여전하다. 90년대부터 네덜란드 축구를 대표하는 명장으로 추앙받았던 그의 명성이 지난 2년간의 맨유 감독직을 통해 치명상을 입었다.

바닥까지 떨어진 그의 자존심 회복에는 유로파리그 우승이 마지막 히든카드다. 특히, 맨유 감독을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밝힌 그이기에 이번 대회 선전이 더더욱 절실하다.

루니, 슈바인슈타이거 등 공격·중앙·수비 전역에 걸쳐 부상병동이 심각한 맨유 판 할 감독이 팀을 추스르고 반전 시나리오를 쓸 수 있을지, 전력이 90% 이상 갖춰진 리버풀 클롭 감독이 홈팬들에게 기분 좋은 승리를 선물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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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효상 기자 (benni@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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