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꼴찌에 허덕이던 한화를 중위권으로 올려놓으며 ‘마리한화’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시즌 후반기로 접어들수록 추락하는 성적과 여러 구설로 잡음도 많았다.
특히, 김성근 감독은 투수 혹사를 둘러싼 논란으로 자주 도마에 올랐다. 감독 성향상 불펜 의존도가 높았던 한화는 권혁과 박정진, 송창식 등 일부 필승조 투수들이 빈번하게 마운드에 오르며 우려를 낳았다.
이들은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과 구위저하를 드러내며 고전했다. 한화 불펜을 가리켜 필승조가 아니라 '개근조''불사조''살려조' 같은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혹사 논란은 김성근 감독의 야구를 둘러싼 오래된 그림자다. ‘벌떼야구’로 불리는 마운드 총력전을 즐겨 구사한다. 전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약체팀을 많이 맡았던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한정된 자원 속에서 최대한 폭넓은 투수 운용으로 마운드 전력을 극대화해야했다.
하지만 지난해 한화에서는 김성근 감독의 야구철학이 마운드 분업화와 투구수 관리가 보편화된 현대야구의 흐름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을 들었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과 그에 열광하는 일부 팬들에게는 ‘꼴찌팀인데 변칙적이고 비정상적인 방법으로라도 결과를 끌어내는데 중요하지 않냐’는 발상도 깔려있다.
올해의 한화는 지난 시즌보다 전력적으로 더 업그레이드됐다. 지난해 후반기 에이스로 활약한 에스밀 로저스와 재계약했고, 불펜진도 정우람을 FA로 영입하며 보강에 성공했다. 안영명의 선발정착과 이태양의 복귀도 희소식이다.
선발과 불펜 자원 양쪽 모두 지난해보다 더 풍부해졌다. 일각에서는 한화의 선수영입과 투자 규모를 감안했을 때, 우승 후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상황은 다소 달라졌지만 올해도 한화를 둘러싼 혹사 논란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성근 감독은 자신만의 원칙이 확고해 쉽게 변화를 주지 않는다. 올해는 김성근 감독이 부임한 지 2년차다.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과 투자는 성적에 대한 기대를 더욱 키웠다. 무언가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과 부담은 올해도 선발진의 킥후크와 불펜의 조기 가동, 잦은 연투라는 방식으로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스프링캠프를 통해 짜임새 있는 선발진의 구축과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라는 조건이 충족된다면 김 감독이 지난해처럼 몇몇 소수정예 불펜에만 의지하지 않고도 긴 호흡의 마운드 운용이 가능할 수 있는 여지는 있다. 과연 김성근 감독이 올해는 혹사 논란 없이 한화를 이끌어갈 수 있을지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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