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거탑> vs <외과의사 봉달희>

김영기 객원기자

입력 2007.01.25 12:4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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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가운´을 입은 정치드라마와 성장드라마

<하얀거탑>, <외과의사 봉달희> 두 편의 드라마가 10%중반의 성적을 보이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의가형제>, <종합병원>의 기억이 어렴풋해질 무렵 등장한 의학 드라마가 반갑다는 반응이다.

<하얀거탑> vs <외과의사 봉달희>

정치 이야기를 하겠다는 솔직한 의도답게, <하얀거탑>은 멜로의 요소를 배제한 채, 불꽃 튀는 세력 간 갈등양상을 표현해내고 있다.

출연자들의 기세는 하늘을 찌르고, 힘있는 스토리 전개는 남성들을 소구한 듯, 강한 인상을 뽐내고 있다.

<하얀거탑>이 남성적이라면, <외과의사 봉달희>는 여성적이다. 세련된 컷들은 고급스러운 질감을 통해 의학도의 성장영화를 보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미국의 메디컬 드라마 에서 보았던 스테디 캠의 우아한 활용도 눈에 띈다. 출연자들의 동선을 치밀하게 신경 쓴 흔적이 여실히 드러난다.

정치를 그리기 위해 의학용어의 설명을 배제한 <하얀거탑>과 의학도의 성장을 그리며 설명을 덧붙인<외과의사 봉달희>.. 정답은 없다. 그런 수많은 요소들이 결합해 시청자의 사랑을 받는지 못 받는지가 중요하다.

새로운 소재.. 하얀 까운

병원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두편. 그것도 잘만든 드라마 두편이 한꺼번에 안방극장을 찾은 것은, 우연이라면 기분좋은 우연이다. 김두한이 대권을 잡을 때도 있었고, 최근에는 고구려가 대권을 잡았다. 그리고 그 바통을 병원이 이어받은 것이다.

유행은 끝없이 돌고 돈다. 모두가 새로운 것을 찾고 있고, 다른 누군가는 그 새로움을 채워주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낸다. 사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포장이다. 같은 상품이라도 포장을 달리하면 완전히 다른 느낌이 나듯, 같은 구조의 갈등과 사랑도 소재를 무엇으로 하느냐에 따라 인상이 크게 달라진다.

결국, 사회생활을 하며 겪는 정치사를 그린 한편과 새로운 일을 배워가며 부딪히는 성장기를 엮어내는 다른 한편이 의사의 가운을 함께 입은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비슷한 겉모습이지만, 결국 그 뼈대가 완전히 다르다는 얘기.

동대문시장?

시장이 형성되고 같은 종류의 상점들이 모이는 것은 그것이 이슈를 만들고 더 많은 이들의 발길을 끌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까이 붙어있는 경쟁자들과의 이웃됨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드라마의 경우도 그런 것일까. 최근의 예를 보면, 고구려 열풍이 불며 <주몽>, <광개토대왕>, <태왕사신기>등이 기획되고 있음을 방송사마다 자랑스러워했다. 소재에 대한 특허권 비스무리한 주장도 없었고, 타방송사에 대한 비판도 없었다. 그저 당연한 듯, 함께 경쟁을 준비하고 있었다. 서로 어떤 형태의 언질이 있었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완전 경쟁구도의 그들로서는 어쩐지 재미있는 현상이다.

유행이라면 유행일 하얀 가운. 괜찮은 드라마 두편이 그 하얀옷을 입고 찾아온 것은 기분좋은 일이다. 한동안 만나지 못한 새로움이기 때문이다. 청진기를 대고 뭔가 엄청나게 바쁜 일상속에 전문용어를 남발하는 그들의 모습은 소방관이나 경찰관만큼이나 재미있는 소재이다.

두편이 초반 보여주는 아우라와 사실적 묘사, 그리고 주/조연들의 열연은 ‘용두사미가 되지 않을까?’ 하는 의심을 날려버린다. 중반을 넘어서며 보여줄 그들의 진면모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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