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온 데얀 ‘양날의 검’ 되지 않으려면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5.12.31 09:15  수정 2015.12.31 09:16

2014년 중국진출 이후 2년 만에 K리그 복귀 확정

내년 35세의 나이와 포지션 중복 문제 해결 시급

2년 만에 친정팀 FC서울로 복귀하는 데얀. ⓒ FC서울

K리그 역대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꼽히는 데얀은 과연 친정팀 서울에 큰 보탬이 될 수 있을까.

FC서울은 지난 28일 데얀의 복귀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외국인선수 한도가 꽉 찼던 서울은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몰리나를 내보내는 대신 데얀을 영입하기로 결정했다.

2014년 중국진출 이후 2년 만에 K리그로 복귀하는 데얀은 설명이 필요 없는 최고의 스트라이커다. 데얀은 서울 유니폼을 입고 K리그 역대 최초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 연속 득점왕을 차지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2012년에는 31골로 K리그 역대 한 시즌 개인 최다골 기록도 달성했다. 또한 적지 않은 나이에 진출한 중국 무대에서도 2년간 31골을 넣으며 녹슬지 않은 골 감각을 자랑했다.

데얀은 제2의 축구인생을 열어준 K리그와 서울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며 국내 축구팬들에게 흔한 외국인 선수 이상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 때문에 데얀의 복귀를 기대하는 팬들이 많았지만 막상 성사 가능성에는 의문부호가 붙었다. 특히 많은 나이에도 여전히 높은 몸값이 걸림돌처럼 보였다.

하지만 데얀이 국내 입국 이후 최용수 감독을 비롯한 FC서울 관계자들과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적설이 급물살을 탔고, 결국 일사천리로 K리그 복귀가 성사됐다. 데얀은 축구인생의 황금기를 열어준 K리그에서 명예로운 은퇴를 고려하고 있으며, 몸값에서도 크게 양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얀의 복귀는 서울의 전력 향상은 물론 다음 시즌 K리그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만한 사건이다. 특히 서울은 데얀의 가세로 단숨에 K리그 최강의 공격진을 꾸리게 됐다. 서울은 이미 아드리아노라는 특급 공격수를 보유하고 있다. 아드리아노는 2014년 K리그 챌린지 득점왕에 이어 지난 시즌에는 서울에서 15골을 넣으며 득점 2위에 올랐다.

올 시즌 주축 공격수들의 잦은 부상과 골 결정력 부족으로 고민하던 서울이 후반기 뒷심을 보이며 FA컵 우승까지 차지할 수 있었던 데는 아드리아노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데얀과 아드리아노의 조합은 과거 데얀과 몰리나로 구성된 데몰리션 듀오 이상의 파괴력을 보여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조국-윤일록 등 백업 선수층도 두꺼워 다음 시즌 K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해야하는 빡빡한 일정에서 로테이션 운용도 수월해질 전망이다.

K리그는 최근 2년간 전북의 독주체제가 뚜렷했다. 올 시즌 우승팀 전북은 비시즌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며 이종호와 김보경, 특급 외국인 선수 로페즈를 영입하며 경쟁 구단들에 비해 한발 앞서나갔다.

하지만 서울이 데얀이라는 거물을 재영입하며 적어도 공격진에 있어서만큼은 전북에 부럽지 않은 막강 전력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특히, 2013년까지 매 시즌 치열한 득점왕 경쟁을 펼쳤던 이동국과 데얀의 재대결은 다음 시즌 K리그 최고의 흥행 카드로 떠오를 전망이다.

물론 장미빛 전망 속에 데얀의 적지 않은 나이를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81년생인 데얀은 내년이면 어느덧 35세가 된다. 공격수로서 서서히 노쇠화가 와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다. 데얀은 전성기에도 활동범위가 넓거나 불필요한 움직임이 많은 선수는 아니었지만 그만큼 동료들에게 수비부담이 더해질 수 있기에 밸런스 조절이 중요하다.

또한 데얀이 오더라도 서울은 공격진 조합과 포지션 중복 문제를 해결해야한다. 다양한 조합을 가동할 수도 있지만 교통정리가 되지 않으면 1+1이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는 게 축구다.

특히 서울은 지금도 공격자원이 너무 많은 데다 측면보다는 중앙에서의 플레이에 익숙한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능력이 뛰어나고 자존감이 강한 선수들이 주전 경쟁에서 충분히 기회를 얻지 못한다면 박탈감을 느낄 수도 있다. 내년 최용수 감독의 공격진 구성에 대한 운용의 묘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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