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위 맨유, 판 할 아니지만 긱스도 아니다?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5.12.28 09:04  수정 2015.12.28 09:07

54년 만의 공식경기 4연패로 판 할 경질론 더 거세져

무리뉴 외 긱스도 후임자 거론..챔스티켓 등 포기 일러

긱스 코치는 2년 전 모예스 감독의 사임 때도 감독대행 역할을 수행한 바 있다. ⓒ 게티이미지

최악의 부진에 빠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장 판 할 감독의 퇴진이 임박한 분위기다.

맨유는 54년 만에 처음으로 단일시즌 공식경기 4연패 부진에 빠졌다. 이미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겪은데 이어 프리미어리그 우승권에서도 점점 멀어지고 있다. 판 할 감독은 맨유 지휘봉을 잡은 지 벌써 두 시즌 째를 맞이하고 있지만 막대한 투자와 선수단 물갈이에도 성적과 내용 모두 기대 이하다.

판 할 감독은 이미 벼랑 끝에 몰려있다.

영국 축구계 여론과 팬들, 언론 모두 판 할에 대해 냉소적이다. 판 할 감독은 최근 자신의 경질을 예측하는 언론을 상대로 기자회견에서 “언론 보도대로라면 나는 이미 경질된 사람”이라고 불만을 쏟아내는가 하면, 지난 스토크시티전 완패 이후에는 “잘리기 전에 내 스스로 사임할 수도 있다”며 자포자기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한동안 판 할 감독에 대한 공식적인 지지를 유지하며 여론의 추이를 관망하던 맨유 수뇌부로서도 이제는 결단을 피할 수 없는 시점에 이르렀다. 이대로라면 데이비드 모예스 전 감독 시절 포함 맨유의 3년 연속 무관은 피할 수 없는 수순처럼 보인다.

설상가상으로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 붓고도 2년 전에 이어 또다시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조차 위협받는 현 상황은 구단 수뇌부로서도 인내의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다. 올해의 마지막 일정이자 박싱데이의 대미를 장식하는 29일 첼시(히딩크 감독)전이 판 할 감독의 운명을 좌우할 마지막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영국 현지 언론은 이미 판 할 감독의 대체자로 여러 후보들을 거론하고 있다. 하지만 맨유 입장에서는 정작 판 할 감독의 교체를 고민하고 있더라도 당장 현실성 있는 카드가 많지 않다.

현재 유럽의 일류 감독들은 대부분 기존 소속팀에 매여 있거나 향후 거취를 결정한 상황이다. 전문가들로부터 유력한 지지를 얻고 있는 펩 과르디올라는 올 시즌까지 독일 바이에른 뮌헨과 계약기간이 남아있고, 카를로 안첼로티가 다음 시즌부터 그 뒤를 잇기로 결정된 상황이다.

현재 축구계 젊은 명장 중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디에고 시메오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감독, 로랑 블랑 파리 생제르망 감독 역시 현 소속팀을 이끌고 순항 중인 데다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어 맨유의 러브콜이 있더라도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시즌 중 팀을 옮길 가능성은 낮다.

현실적으로 유력한 대안은 두 가지 카드로 좁혀진다. 외부 영입이라면 최근 첼시에서 사임한 주제 무리뉴 감독, 내부 승격이라면 현재 맨유의 수석코치로 있는 라이언 긱스다.

무리뉴는 현재 유럽 정상급 감독 중 유일하게 무직 신분인 데다 검증받은 명장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많은 맨유 팬들도 판 할의 대체자로 무리뉴를 원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무리뉴 측은 현재 맨유로부터 공식적인 제안을 받은 것이 없다고 부정했지만 언제 상황이 바뀌어도 이상하지 않다.

긱스 코치는 2년 전 모예스 감독의 사임 때도 감독대행 역할을 수행한 바 있다. 맨유에서 선수와 코치를 두루 거친 레전드로서 팀 사정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고, 갑작스러운 감독교체에 대한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원래부터 맨유가 장기적인 차세대 지도자로 키우고 있던 인물로서 판 할 감독도 “긱스가 맨유의 차기 사령탑”이라도 인정했을 정도다.

하지만 맨유가 최악의 부진에 있는 상황에서 팀 분위기를 단기내 일신하기에 적합한 카드가 아니라는 평가도 있다. 맨유가 최근 침체기지만 아직 리그 6위로 챔스 티켓 등을 포기하기는 이르다. 이런 시점에서 긱스의 조기 승격이 최선의 대안인가를 놓고는 평가가 엇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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