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삼성은 15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2015-16 KCC 프로농구’ 4라운드 에서 연장 접전 끝에 85-8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삼성은 올 시즌 SK와의 상대 전적에서 4전 전승의 절대 우위를 점했다. 지난 시즌 포함 5연승이다. 삼성이 SK를 상대로 5연승을 거둔 것은 무려 2138일 만이다.
홈구장이 인접해 있는 서울 라이벌이지만 삼성은 그동안 SK에 철저하게 밀렸다. 지난 시즌 1승5패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2010-11시즌부터 SK가 상대전적에서 매번 앞섰다. 라이벌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최근 5시즌 상대전적에서 8승 22패로 SK에 압도당했다.
이날 경기 수훈 선수로 선정된 김준일이 “올 시즌 남은 SK전도 모두 이기겠다”는 각오를 전할 정도로 그동안 삼성은 SK에 맺힌 한이 많았다. 삼성은 이날 승리로 2009-10시즌 이후 6시즌 만에 SK에 상대전적에서 앞서는 기쁨을 누렸다.
하지만 미디어의 관심은 다가오는 모비스전으로 쏠렸다. 2138일 만의 5연승의 기쁨을 만끽할 새도 없이 모비스전에 임하는 각오와 왜 모비스가 강팀인지에 대한 질문들이 연신 이상민 감독과 삼성 선수들을 향해 쏟아졌다. 삼성은 오는 17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23연패의 치욕을 안기고 있는 천적 모비스를 상대로 1437일 만에 승리에 도전한다.
이상민 감독은 “항상 3연승 때 모비스를 만나서 떨어졌는데 이번에는 마음을 비우겠다”며 “한 번은 이길 것이다. 내가 23연패 한 것은 아니지 않나”라며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이어 “연패하다보니 선수들이 부담을 갖는 것 같다. 고참 선수들이 끌어주고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까지 모비스 왕조를 이끌었던 라틀리프에게도 질문 공세가 이어졌다. 라틀리프는 자신이 빠져도 여전히 강한 모비스의 원동력으로 유재학 감독의 존재를 꼽았다.
그는 “유재학 감독의 강력한 리더십이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며 “감독이 존경을 받기 때문에 선수들이 경기에서 지시받은 것들을 충실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비스는 양동근과 함지훈 등 주축 선수들이 오래 있었고, 나머지 선수들은 롤 플레이어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모비스가 껄끄러운 이유도 유재학 감독을 첫 손에 꼽았다.
라틀리프는 “유재학 감독의 팀 장악력이 크다고 생각한다”며 “선수들은 감독이 시키는 것을 최선을 다해 이행하려 노력하고, 수행 못하는 빈도를 줄이려고 최선을 다한다”고 분석했다. 김준일은 “함지훈, 양동근 선배가 승부처에서 집중력이 좋지만 젊은 선수들은 반대로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부분이 있다”며 “우리가 투지 있게 상대해야할 것 같다”고 나름 전략을 내놨다.
예년과는 다른 모습으로 올 시즌 SK와의 악연을 청산하는데 성공한 삼성이 모비스를 상대로 지긋지긋한 연패의 사슬을 끊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에도 연패 사슬을 끊지 못한다면 올 시즌 내내 ‘모비스 트라우마’에 발목이 잡힐 위험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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