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새정치연합 전 공동대표가 4일 문재인 대표의 '혁신안 수용' 발표에 대해 이르면 내주초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끝장 대결’을 펼칠 조짐이다. 4일 문 대표가 안철수표 10대 혁신안을 전격 수용하고 당헌·당규에 반영하겠다며 안 전 대표의 응답을 촉구하자, 안 전 대표 측은 “이렇게 한다고 전혀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다”며 즉각 불쾌함을 드러내고 나선 것이다.
일단 안 전 대표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당 안팎의 여론을 수렴해본 뒤, 이르면 내주초 정도 입장을 밝힐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의원실 관계자를 통해 “주말정도까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여러 가능성을 고려해 폭넓게 듣겠다”면서 ‘탈당’ 카드로 해석될 만한 가능성을 열어뒀다. 사실상 문 대표와 ‘끝까지’ 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앞서 이날 오전 문 대표는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안 전 대표의 10대 혁신안을 수용하되 단순한 선언 수준을 넘어 당헌·당규에 반영할 것을 제안, 최고위 의결을 거쳐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공식발표했다. 또한 이같은 내용을 차질 없이 진행토록 최재성 총무본부장에 직접 지시했다. 이는 지도체제와 관련한 더 이상의 당내 분란을 끝내는 동시에, 안 전 대표가 ‘혁신’을 명분으로 공세를 계속하는 것을 전략적으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안 전 대표 측의 반응은 싸늘했다. 그간 수차례 주장해온 혁신안 수용에 대해 환영 의사를 밝히기는커녕 “두 세달 전에 혁신안을 제안할 때는 아무 말 없다가 원작자와 일언 반구 말도 없이 수용한다고 해서 갈등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문 대표에 대한 불편함을 정면으로 드러냈다.
한편 신당 창당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는 무소속 천정배·박주선 의원은 앞서 각각 안 전 대표를 만나 신당에 합류할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일각에선 내주초 안 전 대표가 탈당을 결심하고, 이어 당내 비주류 의원들 20여명이 잇따라 탈당을 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회자된다.
하지만 안 전 대표가 앞서 독자세력화를 포기하고 민주당과 합당하면서 사실상 ‘300(국회의원 수)분의 1’로 전락했다는 평가가 나온 만큼, 안 전 대표의 이같은 행보가 실제 탈당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에 따라 안 전 대표가 탈당 대신 당내 비주류 의원들과의 세력화에 본격적으로 나선 뒤 문 대표의 퇴진을 압박할 거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