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파이트나이트 서울’ 웰터급 경기서 알베르토 미나(33·브라질)에 1-2로 판정패를 당한 추성훈.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추사랑 아빠’ 추성훈(40)이 불꽃 투혼을 발휘했지만 아쉽게 고개를 숙였다.
추성훈은 28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UFC 파이트나이트 서울’ 웰터급 경기서 알베르토 미나(33·브라질)에 1-2 판정패했다.
이로써 추성훈은 UFC 전적 2승 5패, 종합격투기 통산 14승 6패를 기록했다. 알베르토 미나는 12전 전승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사실상 추성훈이 이긴 경기였다.
추성훈은 1라운드부터 회초리 같은 로우킥으로 점수를 쌓았다. 2라운드에 후두부를 가격 당해 그로기까지 몰렸지만 관중들의 응원에 힘입어 정신력으로 버텼다. 그리고 마침내 3라운드서 추성훈은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불꽃 투혼을 발휘하며 몰아붙이자 미나는 숨을 헐떡이며 눕기 바빴다.
화가 난 추성훈은 미나를 무차별 파운딩 했고, 관중들은 그의 펀치 한방 한방마다 환호성을 질렀다. 하지만 심판진은 ‘타격 데미지’에서 미나가 앞섰다고 판단해 미나의 2-1 판정승을 선언했다.
UFC 하부리그서 활동한 미나는 비신사적인 행위로 야유를 받았다. 옥타곤을 자신의 침대처럼 사용했다. 또 형편없는 체력으로 시간 보내기에 급급했다. 특히 미나는 추성훈의 급소(로블로)를 가격한 뒤 경기가 중단된 틈을 타 체력을 보충했다. 미나의 로블로가 아니었다면 추성훈이 미나를 잠재웠을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결과적으로 추성훈은 경기에서 졌다. 이번 결과와 상관없이 UFC는 추성훈의 상품가치를 높이 평가해 재계약을 체결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반면 당사자는 “아직 모른다”고 밝혔다.
추성훈은 1975년 7월 29일생으로 만 40세다. UFC 아시아 선수 가운데 최고령이다. 또한 UFC를 통틀어 봐도 댄 핸더슨(1970년생), 마크 헌트(1974년생), 미르코 크로캅(1974년생) 다음으로 나이가 많다. 크로캅이 사실상 은퇴하면서 추성훈은 ‘UFC 최고령 3인방’이 됐다.
선수로서 전성기를 구가할 시점은 사실상 지난만큼 이제는 ‘UFC 정글’의 무한경쟁과 잔인함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재능을 의심하는 것이 아닌 ‘사랑스러운 추사랑’을 위해서라도 UFC와 이별하는 것이 어떨까.
천하의 케인 벨레스케즈, 론다 로우지도 무참히 깨지는 곳이 UFC다. 특히 론다 로우지는 얼마 전 ‘프로복서’ 홀리 홈과의 경기서 TKO패했다. 하악이 3조각으로 쪼개졌고, 상악도 골절되는 등 선수생명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이처럼 UFC는 세계 최고의 격투기 단체답게 ‘싸움꾼’이 득시글거린다.
추성훈의 부모와 여동생은 미나와의 경기를 가슴 졸이며 지켜봤다. 특히 미나에게 후두부를 가격 당한 순간은 정말 아찔했다. 추성훈은 가족과 친구들, 무엇보다 딸 추사랑을 위해서 이제는 건강을 생각할 나이다.
추성훈은 인간적인 매력이 넘치는 캐릭터다. 다양한 예능에 출연해 국민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SBS ‘정글의 법칙’에서 족장 김병만과는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고,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1박 2일’에서 진솔한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는 어렵게 운동을 시작했고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집안 형편이 여의치 않아 누구보다 열심히 유도를 했다. ‘유도 가문’ 아버지의 조언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위선양도 했다. 2000년 코리아오픈 우승, 몽골 아시아선수권 전경기 한판승, 이란 국제대회 등을 석권했다. 비록 시드니 올림픽에 나서지는 못했지만, 추성훈의 유도 재능을 의심하는 이들은 없다.
종합격투기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일본 K-1 히어로즈 라이트헤비급을 평정했다. 여기에 데니스 강, 멜빈 마누프, 아미르 사돌라 등과의 명승부는 세계 팬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운동선수로서 이를 것은 이제 거의 다 이뤘다.
오히려 이제는 ‘예능 태극마크’를 달고 ‘한류 콘텐츠’에 힘을 보태는 것은 어떨까.
추성훈이 SBS ‘런닝맨’에 출연해 김종국과 이름표 떼기 진검승부를 펼치거나 MBC ‘진짜사나이’에 출연한다면 시청률에 기여할 수 있다.
‘추성훈 아내’ 야노시호는 지난해 9월 추성훈이 UFC서 5년 만에 승리를 거둔 날 참았단 눈물을 터트렸다. 추성훈이 퉁퉁 부운 얼굴로 돌아오자 야노시호는 “성훈 씨 얼굴, 차마 못 보겠어”라고 안타까워 하는 모습은 아직도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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