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대 들어 세 번이나 꼴찌했던 미네소타 올 시즌 2위로 이끌어
통산 3000안타로 명예의 전당 헌액..월드시리즈 MVP 수상도
박병호 지휘할 미네소타 트윈스 감독은 '슈퍼스타'
2005년 LG 트윈스에서 프로야구 생활을 시작한 박병호(29)가 이번엔 MLB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뛰게 되면서 그를 지휘할 감독도 이목을 끌어당긴다.
당초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보스턴 레드삭스, 피츠버그 파이리츠 등이 유력 구단으로 꼽혔다. MLB 사무국이 휴일이었던 9일에는 KBO리그에서 뛰었던 C.J. 니코스키가 “박병호 포스팅 승리팀은 피츠버그”라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터뜨려 한국 야구팬들이 한때 혼란에 빠지기도 했다.
MLB 사무국은 10일 박병호에 대한 독점 교섭권을 따낸 구단명(미네소타)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전달할 예정이다. 포스팅에서 써낸 응찰액 1285만 달러(147억 원)는 넥센 구단에 주는 ‘이적료’로 포스팅 승자가 된 미네소타는 앞으로 30일 동안 박병호의 에이전시와 연봉 협상을 벌인다.
포스팅 비용이 500만2015달러였던 강정호의 연봉은 4년 총액 1100만 달러(연평균 275만 달러)라는 것을 근거로 강정호의 이적료보다 2.5배를 더 투자해야 하는 박병호의 연봉은 500만~1000만 달러(57억~114억원) 사이가 될 전망이다.
미네소타와의 계약이 확실시되면서 박병호를 실질적으로 활용할 지휘자인 감독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박병호의 새 감독은 명예의 전당 회원 ‘3000안타’ 폴 몰리터(58)다.
2002년부터 올해까지 13시즌 동안 미네소타를 이끌었던 론 가든하이어 감독을 밀어내고 3년 계약을 맺은 몰리터는 지난해 11월 감독으로 부임해 미네소타를 5년 만에 5할 승률(83승79패)로 끌어올린 인물이다. 리빌딩을 진행하면서도 시즌 막판까지 와일드카드 경쟁을 벌일 정도로 하위팀 이미지를 벗겨낸 몰리터는 스포팅뉴스가 선정한 2015 AL 올해의 감독상을 받기도 했다.
사실 한국 야구팬들 기억 속에 미네소타는 ‘약체’가 아니었다. 박찬호-김병현-서재응-김선우-최희섭-추신수 등의 메이저리그에서 활약으로 관심이 높았던 2000년대만 해도 6번이나 AL 중부지구 우승을 차지한 강팀이었다.
체인지업의 달인으로 불리며 사이영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요한 산타나, 포수로서 2009년 MVP에 선정된 조 마우어(연봉 2300만 달러), 홈런 타구를 훔치는 명품 수비의 토리 헌터 등 탄탄한 팀으로 기억된다. 오히려 이번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캔자스시티가 만년 약체팀 이미지를 띠고 있었다.
2010년대 들어 급격히 쇠락하며 세 번이나 꼴찌가 됐던 미네소타는 올 시즌에야 5할 승률을 회복하고 지구 2위까지 올라섰다. 웅크렸던 시간 만큼이나 팜도 탄탄해졌고 이제 결실을 맺을 때가 됐다는 평가다. 그리고 그 잠재력을 가능성과 기대로 변화시킨 것이 몰리터 감독이다.
몰리터 감독은 선수 시절 슈퍼스타였다. 통산 2683경기 3319개의 안타로 타율 0.306을 기록한 정교한 타자로 통산 최다 안타 순위 10위에 올라있다.
안타 외에도 통산 504도루, 1782득점, 1307타점, 234홈런 등 공격 전 부문에 걸쳐 빼어난 성적을 남겼다. 현역 시절 올스타 7차례, 실버슬러거 4차례 선정됐고 1993년 토론토를 우승으로 이끌며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밀워키에서 데뷔해 21년간 빅리그에서 활약한 몰리터는 1996년부터 1998년까지 현역 시절의 마지막 3년을 미네소타에서 보냈다. 2014시즌에는 미네소타의 마이너리그팀에서 주루 및 내야수비 코치로 일했다.
박병호 계약과 함께 자주 등장해 이목을 끌어당길 몰리터 감독은 돈 매팅리, 클린트 허들처럼 경기 후 박병호에 대한 멘트를 해줄 감독이다.
야구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야구인들 사이에서도 두터운 신뢰를 얻고 있는 몰리터는 클럽하우스 분위기를 위해 베테랑들에 대한 대우도 철저한 것으로 유명하다. 무엇보다 2010년대 암흑기에 빠졌던 미네소타를 양지로 끌어냈다는 것만으로도 찬사를 받기에 충분한 감독이다.
물론 팀에서의 생존은 박병호 스스로하기 나름이지만 적응기 초반 감독의 배려와 인내, 그리고 신뢰가 따라야 실력을 한껏 펼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몰리터 감독의 능력과 성향은 박병호에게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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