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호사마’ 이대호 역대 최고 타자 논쟁 종지부?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5.10.30 11:22  수정 2015.10.30 23:52

일본시리즈서 타율 5할 2홈런 8타점 MVP

동일 시리즈서 결승타 3개 이상은 25년만

일본시리즈 MVP에 오른 이대호. ⓒ 연합뉴스

‘대호사마’ 이대호가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일본시리즈 MVP에 오르며 역대 최고의 타자임을 입증했다.

이대호는 29일 도쿄 메이지 진구구장에서 열린 ‘2015 일본시리즈’ 야쿠르트와의 원정 5차전서 결승 홈런을 터뜨리며 팀의 5-0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7전 4선승제 일본 시리즈서 4승 1패를 기록한 소프트뱅크는 2년 연속 일본 야구 최강자임을 입증했다. 팀 통산 7번째 우승이며, 시리즈 MVP는 타율 0.500(16타수 8안타) 2홈런 8타점을 기록한 이대호에게 돌아갔다.

한국 선수가 일본시리즈와 같은 큰 경기서 MVP를 수상한 사례는 전무하다. MVP 수상 요인은 가뜩이나 뜨거웠던 방망이가 결정적 순간마다 터져줬기 때문이다. 실제로 동일 시리즈에서 결승타 3개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1990년 이후 25년 만이며, 5경기로 끝난 일본시리즈에서 8타점을 올린 사례는 이대호가 최초다. 결국 이대호는 1996년 트로이 닐 이후 19년 만에 외국인 MVP가 됐다.

지금까지 KBO리그에서 활동하다 일본으로 건너간 특급 선수들은 다수 있었다. 그리고 상위 리그에서의 활약 여부는 시대를 풍미했던 선수들의 비교 가늠자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대호 만큼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일본시리즈에서 맹타를 휘둘렀던 선수는 없었다.

한국프로야구서 처음으로 일본으로 건너간 이종범은 1998년 주니치 유니폼을 입었지만 4년 만에 유턴했다. 장점이었던 타격은 일본 투수들의 정교한 제구에 먹잇감이 되었고, 급기야 유격수 수비에서마저 약점을 노출, 외야수로 전향하고 말았다.

다음 주자는 홈런왕 이승엽이었다. 이승엽은 2005년 지바롯데와 2009년 요미우리서 두 차례 우승을 경험했지만 주연이 아닌 조연이었다. 물론 이승엽은 2006년 타율 0.323 41홈런 108타점이라는 한국인 단일 시즌 최고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이승엽은 일본에서의 8년간 부진한 시즌이 더 길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병규와 김태균은 각각 2007년 주니치와 2010년 지바 롯데서 우승을 경험했지만 팀 내 비중과 활약상 모두 이대호에 한참 못 미쳤다.

이대호는 일본 진출 첫해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신장 193cm-체중 130kg 넘는 거구에도 불구하고 유연성이 상당하며 이는 일본에서도 크게 주목하는 부분이다. 이대호는 이를 바탕으로 일본 투수들의 정교한 제구를 이겨낼 수 있었다.

이대호는 오릭스 시절이던 2012년 타율 0.286 24홈런 91타점으로 방망이를 예열했다. 특히 타점왕에 오르며 찬스에 강한 타자라는 인식을 심어줬는데 이듬해에도 타율 0.303 24홈런 91타점의 판박이 성적을 남겨 일본 무대에 연착륙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결국 계약이 만료된 이대호를 눈여겨본 이는 소프트뱅크의 구단주 손정의 회장이었다. 특급 대우를 받은 이대호는 지난해 타율 0.300 19홈런 68타점이라는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남겼지만 소프트뱅크 우승에 공헌했고, 개인적으로도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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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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