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멸하는 삼성 야구…꼬인 실타래 원흉은?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5.10.30 00:23  수정 2015.10.30 00:23

믿었던 삼성 불방망이, 2차전부터 집단 부진

윤성환-차우찬 빠져나간 선발 마운드로 붕괴

통합 5연패를 노리는 삼성의 원대한 목표에 빨간불이 켜졌다.

삼성은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원정 3차전서 타선이 침묵하며 1-5 패했다.

이로써 3차전을 내준 삼성의 우승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 역대 한국시리즈서 1승 1패 뒤 3차전을 잡은 팀의 우승 확률은 무려 91.6%(12번 중 11번)에 달한다. 바꿔 말하면 삼성이 뒤집을 확률은 10%도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물론 삼성은 지난 2013년 1승 3패로 몰리다가 내리 3연승을 거두며 기적적인 우승을 거머쥔 바 있다. 하지만 그때와는 사정이 다르다. 당시에는 팀 전력이 완성된 상태였지만, 이번에는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이 모두 빠져나가는 악재가 덮쳤다. 추스른다고 하지만 팀 분위기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삼성은 투, 타 전반에 걸쳐 총체적 난국 현상을 겪고 있다. ⓒ 연합뉴스

팀 타율 1위? 믿었던 방망이의 침묵

삼성은 정규시즌서 0.302의 팀 타율을 기록했다. 이는 KBO리그 역사상 최고치에 해당한다. 게다가 100안타 이상을 친 10명의 타자를 보유한 최초의 팀이기도 하다. 그만큼 삼성은 상, 하위타선을 가리지 않고 뜨거웠다.

지난 1차전서 7회 대거 5득점하며 역전에 성공, 경기를 뒤집을 때만 하더라도 삼성은 타선의 힘을 톡톡히 받는 듯 했다. 류중일 감독 역시 주축 투수 3명이 빠진 상황에서 믿을 부분은 타선 밖에 없다는 말이 결코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그러나 2차전부터 삼성 타선은 약속이라도 하듯 집단 부진에 빠진 모양새다. 당시 두산 선발 니퍼트의 구위가 워낙 대단하긴 했지만 삼성의 살인타선이라면 충분히 공략할 것으로 보였다.

일단 4번 타자 최형우의 부진이 너무 뼈아프다. 최형우는 훈련 당시 류중일 감독으로부터 “컨디션이 가장 좋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몸 상태가 좋았다. 하지만 1차전 5타수 무안타에 이어 2차전서도 4타수 1안타에 그쳤다. 물론 이번 3차전서 2루타를 쳐내며 장타맛을 봤지만 경기 내내 장원준 공에 대처하지 못하는 모습은 여전했다.

여기에 1차전서 홈런맛을 봤던 나바로, 박석민의 방망이도 차갑게 식었고, 이승엽은 3차전서 아예 제외되고 말았다. 지난 2경기 18이닝동안 뽑아낸 14개의 산발 안타로는 승리를 거두기가 쉽지 않다.


3경기 연속 부진한 선발 마운드

1승 2패로 내몰리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역시나 3경기 연속 만족감을 주지 못하는 마운드다.

삼성은 1차전 선발 피가로 3.1이닝 10피안타 6실점으로 무너졌고, 2차전에 나선 장원삼도 잘 던지다 한 번에 대량실점하며 6이닝 4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클로이드 역시 5이닝 5피안타 3실점으로 제몫을 해주지 못했다.

한국시리즈와 같은 단기전에서 투수력은 승리로 가는 지름길로 통한다. 두산이 니퍼트와 장원준의 2경기 연속 호투로 경기를 쉽게 가져가는 것이 좋은 예다.

삼성은 올 시즌 5명의 투수가 10승 이상을 거두며 가장 이상적인 선발 마운드를 구축했다. 그러나 에이스 윤성환을 비롯해 셋업맨 안지만, 마무리 임창용이 엔트리에서 제외되며 또 다른 선발 축이었던 차우찬에게 뒷문을 맡길 수밖에 없었다. 17승 투수와 탈삼진왕이 한꺼번에 빠져나간 선발 마운드는 그렇게 허물어졌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