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오솔길” - 이명박 “교단위” - 손학규 “응원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입력 2007.01.08 10:01  수정

<데일리안 대선기획>한나라당 ´빅3´, 이것이 다르다<2>

‘10년 뒤 자신의 모습’…‘가장 듣고 싶은 별명’은?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이명박 전 서울시장, 손학규 전 경기지사 등 ‘빅3’의 10년 뒤 모습은 어떨까?

3명 모두 ‘전직 대통령’으로서 원로정치인을 꿈꿨을 터. 이들의 답변엔 하나 같이 전직 대통령의 모습이 짙게 묻어났다.

하지만 일부 전직 대통령이 정치에 개입하는 것과는 달리, 이들은 정치를 뒤안길로 한 일반시민의 모습을 그렸다.

◆“오솔길을 걸으며 산책하는 모습”=박 전 대표는 자신의 10년 뒤 모습을 “오솔길을 걸으며 평화롭게 산책하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국민들이 편안하고 잘사는 선진국이 된 후”라는 ‘전제’를 깔았다. 대통령으로서 잘사는 나라를 만든 뒤 쉬고 싶다는 속내를 비친 대목.

아울러 정치인이 되지 않았다면 현재 “평범한 시민으로 살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단 위 이명박 선생님”=10년 뒤엔 이 전 시장을 한 초등학교에서 선생님으로 만나게 될 수도 있다. 그는 “10년 뒤엔 초등학교 선생님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정년이 지나서 가능할지 모르겠는데, 명예교사로라도 내가 가진 경험과 지혜를 바탕으로 어린이들에게 꿈을 키워주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정치인이 되지 않았다면 “시인이 됐을 것”이라며 “어린 시절 밤이면 하루 동안 생각하고 느꼈던 것을 끄적이곤 했다. 시라고 하기에는 부끄러운 글들이었지만, 기업에 있을 때도 동호회에 가입해 낭송회를 따라다닐 정도로 시에 대한 관심이 깊었다”고 덧붙였다.

◆“행복한 은퇴자 되어 후배들 응원”=손 전 지사는 “행복한 은퇴자”를 꼽았다. 대권주자인 만큼, ‘행복한 은퇴’는 ‘대통령 당선 후 은퇴’라는 의미가 짙게 깔려있다.

그는 이어 “후배들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면서 소리 없이 응원을 보내고 있을 것”이라고 10년 뒤 모습을 그렸다.

또한 “정치인이 안됐다면, 연극배우가 되어 있을 것”이라며 “대학 때 연극을 같이하던 한 선배가 ‘너는 위대한 배우가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칭찬해 준 적이 있었다. 만약 연극배우가 되었다면 ‘위대한 배우’까지는 안 됐을지 몰라도 누구보다 신명나게 배우 생활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듣고 싶은 별명은?]

‘빅3’는 유력 대권주자로서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별명도 다양하다. <데일리안>은 이들에게 ‘가장 듣고 싶은 별명은 무엇이냐’고 물어보았다.

‘빅3’ 모두 대권주자로서 자신의 장점이 명확히 드러나는 별명을 꼽았다.

◆ “‘수첩공주’도 ‘국민누나’도 OK”=박 전 대표는 ‘수첩에 미리 정리해 온 내용만 말한다’는 의미의 자신을 비꼰 별명인 ‘수첩공주’도 듣기 좋은 별명이라고 답했다.

꼼꼼히 메모하는 습관은 자신의 장점을 부각시키는 것이지 지적받을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울러 ‘국민누나’로도 불리길 희망했다.

‘국민누나’는 지난달 20일 강원도 군부대 방문에서 장병들에게 “얼굴만 보면 누나 같지 않나요”라고 하자 일행 가운데 한명이 “배우 문근영씨가 ‘국민여동생’으로 불리는 것처럼 ‘국민누나’로 부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하면서부터 생긴 별명이다.

◆“훈남! 시대를 잘 타고났지”=이 전 시장은 ‘훈남’을 꼽았다. ‘훈남’은 ‘못생겼지만 정이 가는 남자’라는 뜻으로 ‘보고 있으면 훈훈해지는 남자’를 줄여 부른 신조어.

다소 날카로운 인상이라는 평을 받는 이 전 시장은 ‘훈남’을 꼽은 이유에 대해 “시대를 잘 타고 났다”는 재치 있는 답변을 했다.

이미 그는 한 대학강연에서 ‘오세훈 현 서울시장보다 잘생겼다고 생각하느냐’는 학생의 질문에 “내가 탤런트 유동근씨 보다 잘생겼다”고 말한 바 있다.

◆“손주몽”=손 전 지사는 MBC인기드라마 ‘주몽’에서 고구려 건국 시조인 주몽에 비유 ‘손주몽’을 가장 듣고 싶은 별명이라고 답했다.

손 전 지사는 캠프 내에서 ‘손 대장’으로 불린다. ‘100일 민심대장정’ 당시 대학생 봉사단이 손 전 지사를 그렇게 부른 이후 자연스럽게 애칭으로 굳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드라마 ‘주몽’에서 ‘큰아들 대소와 둘째 영포는 각각 외교권과 국방권을 쥐고 궁 안에서 공을 세울 궁리를 하지만 셋째 주몽은 궁 밖으로 나가 백성과 함께 생활하며 실질적인 살림살이에 도움되는 길을 찾는다’는 내용이 손 전 지사의 민심대장정과 흡사해 ‘손주몽’을 꼽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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