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토트넘행 확정 '개운치 않은 뒷맛'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5.08.28 18:33  수정 2015.08.29 10:15

EPL 토트넘으로의 이적 기정사실화..레버쿠젠도 인정

레버쿠젠 보다 더 힘겨운 생존 경쟁..챔피언스리그 장담 못해

EPL은 손흥민에게 생소한 무대인 데다 토트넘 같은 리그 상위권팀에서는 치열한 주전경쟁을 감수해야한다. ⓒ 게티이미지

국가대표 공격수 '손세이셔널' 손흥민(23)의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이적이 확정됐다.

토트넘은 28일(한국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레버쿠젠에서 활약하던 손흥민 영입에 성공했다.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했고, 5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등번호는 7번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적료는 약 400억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 전통의 명문 구단이다. 국내에서는 2005년부터 3년간 활약했던 이영표의 존재로 더 친숙하다. 강자들이 득시글거리는 EPL에서 꾸준히 4~6위권을 오르내리는 강호다.

손흥민은 이미 독일에서 분데스리가를 대표하는 정상급 공격수로 성장했다. 함부르크와 레버쿠젠을 거치며 분데스리가 135경기 41골을 터뜨렸고 챔피언스리그, 월드컵, 아시안컵 등 메이저대회를 두루 경험하며 눈부시게 성장했다.

손흥민으로서는 한 단계 더 큰 성장을 위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고, 공격진 전력보강을 노리는 토트넘의 러브콜에 마음이 흔들렸다.

하지만 손흥민의 토트넘행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까지 레버쿠젠에서 안정적인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것만으로 알려졌던 손흥민이 시즌 개막 후 갑작스레 이적을 결심한 배경에 시선이 쏠린다.

손흥민은 최근 토트넘행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팀 훈련 불참과 연락 단절 등으로 팀 동료들과 구단 관계자들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레버쿠젠 내에서 뭔가 갈등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드는 대목이다.

토트넘의 구단 이미지 역시 국내 팬들이 다소 걱정하는 부분이다. 레버쿠젠은 분데스리가의 명문이자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고 있는 전통의 강호다. 하지만 토트넘은 EPL의 강호이지만 뭔가 불안정하다.

첼시, 맨시티, 맨유, 아스날 등 소위 EPL을 대표하는 A급 클럽이라고 했을 때, 토트넘은 그보다는 한 수 아래에 위치해있다. 절대 강자가 없는 EPL의 특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토트넘은 챔피언스리그 진출 자체가 어렵다.

재정이 나쁜 편은 아니지만 해마다 주축들을 상위권 명문클럽에 빼앗기는 '셀링 클럽'의 이미지도 강하다. 많은 선수들이 부상에 시달리며 선수 관리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구단의 일관성 없는 감독교체나 리빌딩도 잦은 편이라 명문클럽들처럼 구체적이고 장기적인 플랜이 없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손흥민의 약점은 기복이다.

잘 할 때는 호날두 부럽지 않은 활약을 보여주지만,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는 종종 존재감조차 느끼지 못할 때도 빈번하다. 비교적 안정적인 주전 출장 기회를 보장 받았던 함부르크나 레버쿠젠에 비해 EPL은 손흥민에게 생소한 무대인 데다 토트넘 같은 리그 상위권팀에서는 치열한 주전경쟁을 감수해야한다.

손흥민에 대한 기대치도 훨씬 높아졌다. 손흥민의 이적료 추정치에서도 알 수 있다. 이는 EPL 역대 아시아선수 최고액이다. 이적과 동시에 적응기 없이 팀에 녹아들어야 하고, 높은 수준의 득점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에 따른 부담도 감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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