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얀마전 '실전' 이겼으니 '만점'

데일리안 스포츠 = 임정혁 객원칼럼니스트

입력 2015.06.17 09:17  수정 2015.06.17 10:10

143위 미얀마에 2-0 승..월드컵 예선 첫 경기 부담 털어

대표팀 자체 세밀한 복기와 별개로 실전에서의 승점3에 박수

[한국-미얀마 하이라이트]대표팀 자체적으로 세밀한 복기가 이뤄지겠지만 승점3을 땄다는 것은 최상의 결과다. ⓒ 게티이미지

한국 축구대표팀의 미얀마전은 결과가 필요한 경기였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6일(한국시각)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미얀마전에서 하이라이트가 된 손흥민의 1골 1도움 활약 속에 2-0 완승했다.

대표팀 자체적으로 세밀한 복기가 이뤄지겠지만 승점3을 땄다는 것은 최상의 결과다.

FIFA랭킹 143위의 미얀마는 대표팀을 상대로 극단적인 수비 전술을 펼쳤다. 하지만 이정협(상주상무), 손흥민(레버쿠젠), 이재성(전북현대)을 축으로 한 대표팀 공격진은 잔뜩 내려앉은 미얀마의 수비진을 끝내 허물었다.

분명 대표팀의 공격은 답답했으며 생각보다 득점 기회도 많이 날렸다. 몇 차례 미얀마에 내준 기회에서 GK 김승규(울산현대)의 판단도 다소 아쉬웠다.

하지만 평가전이 아닌 실전이었다.

2014 브라질월드컵이 끝난 직후 이영표 해설위원이 말했듯이 증명하는 자리였다. 일부에서는 지난 11일 아랍에미리트(UAE)와 이날 경기를 묶어 '동남아 2연전'이라고 표현하지만 두 경기는 성격이 달랐다. UAE전은 과정을 살피는 평가전이었으며 미얀마전은 무조건 이기고 봐야 하는 월드컵 예선전이었다.

승리를 가장 큰 성과로 둔 다음에 살필 것도 있다. 슈틸리케 감독의 진중한 준비 자세와 그에 따른 결과도 봐야 한다.

슈틸리케 감독은 미얀마를 얕잡아보지 않고 경기 전 비공개 훈련을 했다. 특히, 상대가 극단적인 수비전술을 펼칠 것을 알고 세트피스에서의 골을 강조했다. 이는 미얀마전 전반 코너킥에서 나온 이재성의 선제골과 후반 프리킥에서 나온 손흥민의 추가 득점으로 이어졌다.

앞으로 대표팀이 지역 예선에서 만날 상대들 역시 미얀마처럼 수비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이때 세트피스에서의 '한 방'은 큰 무기가 될 전망이다.

축구계에선 흔히 "약팀이 강팀을 상대할 때 세트피스가 강해야 한다"고 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훗날 월드컵에 진출했을 때 대표팀의 세트피스 득점은 강한 무기가 될 수 있다. 월드컵에서 만날 상대는 대부분이 대표팀보다 강한 상대이기 때문이다.

과거 대표팀의 월드컵 기록만 보더라도 1986 멕시코 월드컵부터 2010 남아공 월드컵까지 7개 대회 연속으로 11골을 세트피스에서 만들었다.

상대가 아무리 약체라 하더라도 손쉬운 A매치는 없다. 게다가 아시아 축구 수준은 나날이 평준화되고 있다. 대표팀이 미얀마를 꺾은 날 일본은 홈에서 싱가포르와 0-0으로 비긴 것만 봐도 그렇다.

결과가 최선인 경기에서 대표팀이 승점을 추가한 것은 세부적인 경기력이나 그 안에 담긴 장단점에 앞서 박수쳐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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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혁 기자 (bohemian120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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