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187]김동현이 24일 조쉬 버크먼을 꺾고 9개월 만에 승리를 차지했다(수퍼액션 중계 캡처).
UFC 김동현(33)이 ‘스턴건’을 뒤로하고 특유의 끈적끈적한 ‘매미권’으로 조쉬 버크먼(35·미국)를 제압했다.
김동현은 24일(한국시각) 오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가든 호텔 아레나서 열린 ‘UFC 187’ 웰터급매치에서 버크먼에게 3라운드 서브미션 승리를 거뒀다. 지난해 8월 타이론 우들리(미국)에게 1라운드 TKO패 충격을 당했던 김동현은 약 9개월 만에 승리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1라운드 초반 탐색전을 펼치던 김동현은 버크만과 치열한 그래플링 대결 끝에 상위 포지션을 선점했다. ‘매미권’ 전략을 들고 나온 김동현에게 말려 버크만은 뾰족한 대응책을 찾지 못한 채 무기력하게 1라운드를 내줬다.
2라운드 초반 버크먼의 위력적인 타격에 잠시 고전하기도 했지만, 다시 클린치 기회에서 ‘매미권’을 발동하며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한 번 상위 포지션을 점한 김동현은 약 2분간 버크먼에게 잔 펀치를 퍼부으며 데미지를 입혔다.
그러나 3라운드 초반 잔뜩 벼르고 나온 버크먼에게 펀치와 플라잉 니킥으로 김동현에게 도발했다. 갑작스런 공격에 김동현도 큰 충격을 받은 듯 휘청거리며 최대 위기에 놓였다. 쓰러질 법도 했지만 정신력으로 버틴 김동현은 테이크다운에 성공, 기사회생의 발판을 마련한 뒤 트라이앵글 초크로 마무리했다.
김동현이 최근 경기에서 강력한 타격을 앞세운 ‘스턴건’의 면모를 드러냈다면, 이날 경기는 버크먼을 의식해 집요하게 달라붙는 ‘매미권’을 적극 구사하며 기어코 승리를 따냈다.
김동현은 그동안 그라운드가 약한 상대에게는 테이크다운 이후 포지션 압박을 통한 이른바 ‘매미권’으로 판정 승부를, 스탠딩에서 해볼 만한 흐름에서는 거침없이 ‘스턴건’을 작렬했다. 최근 공격적인 움직임으로 화끈한 타격을 선보였던 김동현은 이날 그러지 못했다. 아니 그렇게 하지 않았다. 전략이었다.
WSOF 챔피언 출신의 ‘난적’ 버크먼은 정상급 강자들과 비교하기에는 이름값이 다소 떨어지지만 굉장히 까다로운 스타일의 상대다. 과거 UFC서 뛸 때는 그래플러 이미지가 짙었지만 옥타곤을 떠나있는 동안 타격에서도 장족의 발전을 이루며 한 방의 파워도 무시할 수 없는 파이터로 진화했다.
자칫 타격 맞불을 놓았다가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도 종종 터지는 버크먼의 타격은 김동현이 휘청거리며 경기를 내줄 위기까지 초래할 정도로 매우 위력적이었다. KO패가 한 번도 없다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 맷집 또한 세다.
가장 최근 경기였던 UFC 182에서는 접전 끝에 ‘번개’ 헥터 롬바드(37·쿠바)에게 판정패(이후 롬바드 약물 양성반응으로 무효)했지만 전력상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깨며 건재를 과시했다.
이렇듯 상승세까지 타고 있는 버크만이라 우들리전 패배를 안고 있는 김동현 입장에서는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들고 나온 ‘매미권’은 다소 경기를 지루하게 만들긴 했지만 연패를 막아야 하는 김동현 입장에서는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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