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무7패' 무리뉴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벵거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5.04.28 11:46  수정 2015.04.28 11:51

첼시, 아스날과 0-0 무승부 기록하며 우승 근접

벵거, 무리뉴 상대 6무 7패 ‘지독한 징크스’ 눈물

아스날 아르센 벵거 감독(오른쪽)이 또다시 '무리뉴 징크스'를 극복하지 못했다. ⓒ 게티이미지코리아

'앙숙' 아르센 벵거와 조세 무리뉴 감독의 희비가 또 한 번 엇갈렸다.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첼시는 27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에 위치한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서 열린 '2014-1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4라운드에서 벵거 감독의 아스날과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무승부였지만 사실상 첼시의 승리나 다름없는 경기였다. 첼시는 이날 승리로 사실상 리그 우승의 9부 능선을 넘어섰다. 승점 77점을 기록한 첼시는 2위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아스날(승점67)과의 승점차를 10으로 유지했다. 5경기 남겨놓은 가운데 최소 2승(승점 6)만 확보한다면 자력으로 리그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다.

무리뉴 감독 복귀 2년차를 맞이한 첼시로서는 2009-10시즌 이후 5년 만의 우승 탈환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무리뉴 감독으로서도 레알 마드리드에서의 마지막 시즌부터 이어진 2년 연속 무관행진의 아픔을 말끔히 씻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미 리그컵 우승을 확정지은 무리뉴 감독은 '더블'(2관왕)이 유력해지며 자신이 맡은 팀마다 두 번째 시즌에 최고의 성적을 거둔다는 기분 좋은 '2년차 징크스'를 첼시 2기에서도 이어가고 있다.

반면 벵거 감독은 무리뉴와의 지긋지긋한 악연을 끊지 못했다. 아스날은 2011년 10월 이후 첼시를 상대로 7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 중이다. 특히 벵거 감독은 무리뉴 감독을 상대로 이날 경기까지 통산 13번의 맞대결에서 6무 7패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엔 벵거 감독의 통산 1000번째 경기에서 첼시에 0-6 참패를 당하는 수모도 겪었다. 올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무리뉴 징크스를 극복하고 첼시의 조기 우승 확정에 고춧가루를 뿌리려던 희망도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무리뉴와 벵거, 두 감독은 경기 외적으로도 사이가 좋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미디어를 통해 여러 차례 가시 돋친 설전을 주고받기도 했다. 축구와 마찬가지로 장외 설전도 대부분은 무리뉴 감독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무리뉴 감독은 벵거 감독을 "관음증 환자" "실패 전문가" 등으로 조롱하기도 했다.

원래 독설로 유명한 무리뉴지만 유독 벵거 감독과 아스날을 상대로는 상당히 수위 높은 인신 공격성 발언까지 불사하며 전투력이 급상승하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벵거 감독이 직접적인 맞대응을 자제하고 있음에도 무리뉴 감독은 틈이 날 때마다 아스날과 벵거에 대한 조롱을 멈추지 않고 있다.

압권은 지난 무승부 경기 당시 아스날 팬들 사이에서 첼시의 지루한 수비축구에 대한 야유가 나오자 "10년간 우승을 못하는 것이 더 지루하지 않느냐"며 독설을 날린 장면이다. 벵거 감독의 아스날이 2004년 이후 한 차례도 리그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것을 빗댄 표현이다.

무리뉴 감독은 아스날을 넘어 올 시즌 최후의 승자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벵거 감독은 올해도 무리뉴 징크스와 리그 우승의 한을 푸는데 실패하며 남은 시즌 챔피언스리그 티켓 사수와 FA컵 2연패에 희망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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