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당 꿈꾸는 국민모임...국민생각 될까? 안철수당 될까?

최용민 기자

입력 2015.04.04 07:51  수정 2015.04.04 07:59

사라져간 선거용 반짝 정당 전철 밟을 가능성

사람 안모이고 관심 멀어지고 정동영 득표율만...

2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에서 국민모임 관계자들 및 연극인들이 창당 발기인 대회를 앞두고 박근혜 정부의 실정을 퍼포먼스로 선보이고 있다. 한편, 국민모임 발기인 대회는 3월 29일 열린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4·29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신당 창당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국민모임이 선거 이후에도 어엿한 대안 정당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 선거를 앞두고 창당했다 선거 패배 이후 사라진 정당이 많았다는 점에서 자연히 국민모임의 차후 생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고 국민모임에 참여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이번 4·29 재보궐선거 서울 관악을에 출마하면서 국민모임의 명운이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정 전 장관이 당선되면 신당 창당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 되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신당 창당의 동력은 상당 부분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생각 등 과거 선거용 정당 실패 사례 많아

과거 선거용 정당으로 평가 받는 대표적인 정당은 지난 19대 총선을 앞두고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을 지낸 박세일 서울대 명예교수가 창당한 ‘국민생각’을 꼽을 수 있다. 국민생각은 지난 2012년 2월 27일 정식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됐다.

국민생각은 2012년 3월 9일 새누리당 공천에 탈락한 전여옥 전 의원의 입당으로 원내 정당이 됐지만 2012년 4월 11일에 실시된 제19대 총선에서 지역구와 비례대표 모두에서 의석 획득에 실패했다. 특히 정당지지율 득표에서도 등록취소요건 2% 미만인 0.73%를 얻어 정당 등록이 취소됐다. 이후 국민생각에 참여했던 전직 국회의원을 포함한 많은 인사들은 선진통일당에 입당한 바 있다.

여기에 같은 해 19대 총선을 앞두고 김대중 대통령 시절 청와대 비서실장과 4선 의원을 지낸 한광옥 전 의원이 창당한 정통민주당도 선거에서 의원을 배출하지 못해 사라진 정당 중 하나다.

정통민주당은 민주통합당에서 공천에서 탈락 후 반발한 구 민주계가 세운 구 정통민주당과 장기표의 녹색통일당이 통합해 만든 정당으로 특히 한 전 의원은 정통민주당을 창당하고 서울 관악갑에 출마했지만 국회 입성에 실패했다. 정통민주당에 합류해 비례대표 1번을 받았던 민주화운동가 출신의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장은 정당 득표율이 미미해 당선되지 못했다.

또 같은 해 14~15대 의원을 지내며 자유민주연합의 원내대표까지 했던 구천서 전 의원은 ‘대국민 중심당’을 창당해 선거에 뛰어들었지만 당 득표율이 0.1%에 그치며 여의도 재입성에 실패한 바 있다.

선거용 정당 아니라는 국민모임...향후 진로는?

국민모임은 여러 시민사회 재야인사가 출범시킨 ‘국민의 눈물을 닦아 줄 수 있는 정치세력의 건설을 촉구하는 모임’에서 추진하고 있는 신당으로 ‘합리적 진보’를 표방하는 김세균 서울대 명예교수와 이수호 전 민노총 위원장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정 전 장관을 중심으로 최규식 전 의원, 김성호 전 의원, 유원일 전 창조한국당 의원 등의 새정치민주연합 내 개혁인사를 합류시켜 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창당 논의 4개월만인 지난 3월 1일 창당준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어 29일에는 서울특별시 문래동의 폐공장에서 발기인 대회를 개최하고 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시켜 법적지위를 갖추게 됐다.

일단 국민모임은 이번 재보궐 선거를 염두하고 창당을 준비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특히 이번 재보궐선거가 총선이 아니기 때문에 위에 설명한 신당들과 같이 전국 득표율과 의원 수 확보 여부에 따라 창당의 운명이 갈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 전 장관이 국민모임의 이름으로 서울 관악을 선거에 출마하면서 정 전 장관의 당선 여부에 따라 신당의 명운도 갈릴 것이라는 것이 대부분의 평가다. 정 전 장관이 당선되면 창당 준비에 더욱 힘이 실리겠지만 실패할 경우 동력 상실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국민모임 지도부도 현재 인물난에 시달리면서 국민들에게 좀 더 쉽게 당의 이름을 알릴 수 있는 방법에 집중하고 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정 전 장관까지 낙선하게 된다면 향후 진로에 대해 심각한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현재 정치권에서는 정 전 장관이 승리하더라도 쉬운 승리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높다. 여기에 재보궐선거 출마 선언 이후 야권의 분열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인 점을 고려할 때 당선이 되더라도 이에 대한 책임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국민모임 입장에서는 정 전 장관이 당선된 이후에도 정식 정당으로 활동하기에는 힘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새정치민주연합과의 합당도 전혀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태다. 국민적 관심을 받았던 안철수 의원도 지난 2013년 3월 서울 노원구 병 재보궐선거 당선 이후 독자적 창당을 준비하다 결국 민주당과 함께 새정치민주연합을 창당하는 길을 걸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최용민 기자 (yongmin@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