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유니폼을 벗은 차두리(36·FC 서울)가 최고의 은사로 거스 히딩크 전 축구대표팀 감독을 꼽았다.
차두리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질랜드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대표팀 은퇴식을 치렀다. A매치 총 76경기에 출전한 차두리는 2002 한일 월드컵부터 2015 아시안컵까지 2000년대 한국 축구를 관통한 전설로 불린다.
이날 전반만 소화한 차두리는 하프타임 때 아버지 차범근이 참석한 가운데 화려한 은퇴식을 선물 받았다. 결국 감정이 북받친 그는 아버지 품에 안겨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차두리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감독으로 주저 없이 히딩크 감독을 선택했다.
그는 “청소년 대표도 안 한 대학생 선수를 월드컵 대표팀에 합류한다는 것은 웬만한 배짱, 큰 그림 같은 것을 그리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라며 “스피드, 파워가 좋다는 그 장점만 크게 사서 월드컵까지 데려가 주셨다. 지금 이 자리에서 인터뷰하고 많은 사람들의 박수 받고 축구 그만둘 수 있게 된 시발점은 히딩크 감독님이 대표팀에 뽑아주셨기 때문”이라고 감사의 뜻을 밝혔다.
또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는 최근 치러진 우즈베키스탄과의 아시안컵 8강전을 꼽았다. 차두리는 “축구선수로서, 고참으로서 대표팀에 필요한 선수라는 것을 느끼게 해준 경기”였다고 기억한 뒤 “소집된 후 후배들에게 개인 욕심 버리고 팀이 이기는 데만 집중하자고 당부했다. 나이 든 선수부터 희생할 테니 후배들한테 따라오라고 했다. 그날 벤치에서 시작하고 교체돼 들어갔는데 공격 포인트를 올려 좋은 경기력으로 팀 승리 보탬 돼서 후배들에게 한 말에 책임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차두리는 소속팀 FC 서울과 1년 재계약에 성공한 상태다. 그는 현역 유니폼을 벗게 되면 독일로 날아가 지도자 자격증 취득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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