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끈' 힘줄까지 도드라진 관악산 남근바위

최진연 문화유적전문기자

입력 2015.02.28 09:13  수정 2015.02.28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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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연의 우리 터, 우리 혼 - 남근석 기행>여성 등산객들에게 웃음주는 명소

서울 북쪽에 북한산이 있다면 남쪽에는 관악산(632m)이 있다. 개성의 송악산, 파주 감악산, 포천 운악산, 가평 화악산과 더불어 경기 5악(五岳)에 해당되는 산이다. 정상에는 세조가 기우제를 지냈다는 영주대(靈珠臺)가 있으며. 산의 생김새가 마치 바위가 갓을 쓰고 있는 것 같다고 해 관악산(冠岳山)으로 부르고 있다.

관악산은 기암괴석들이 봉우리와 어우러져 웅장하며, 저마다 독특한 명칭을 가진 바위들이 곳곳에 분포돼 있다. 두꺼비·무당·해골·장군·마당·얼굴·돼지·열려·칼바위 등 바위마다 형상도 갖가지고, 전설도 무수하다.

이처럼 기이한 바위 중에서도 산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역시 남근석이다. 산줄기 한적한 곳에 위치한 이 남근은 언제 누가 발견했는지 알 수 없지만 발기된 남성의 성기를 빼닮았다. 높이 2m, 둘레 3m 정도이며 아래가 굵고 위로 갈수록 좁아진다. 신기하게도 귀두부분에는 힘줄모양의 테가 새겨져 있어 보는 사람마다 웃음을 짓는다.

행복한 웃음을 자아내는 관악산 남근석ⓒ최진연 기자

이곳 등산로는 아직 산객들의 왕래가 뜸하지만 입소문을 듣고 여성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것으로 소문났다.

사람의 손때가 묻지 않고 자연적으로 생겨난 이런 성석들은 전국적으로 많이 분포대 있는데, 남자아이를 원하던 시절의 기도처로 삼았던 곳이다. 남근석 주변에는 성혈 또는 제단 터는 보이지 않지만 여성을 상징하는 음부형태의 바위가 능청스럽게 누워있다.

남근석 가는 길은 사당역 5번 출구에서 관악산 관음사를 지나 상봉약수터를 넘으면 연주대와 사당역 위치를 알리는 이정표가 나온다. 여기서 사당역 이정표 반대쪽인 하마바위에서 파이프능선 등산로를 따라 내려가면 10분 거리에 있다. 사당역에서 3km의 거리며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

농경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풍년이다. 생산의 원동력은 자식을 많이 낳는 것이다. 해서 옛 사람들은 자식을 기원하는 대상물로 남근석과 같은 거석을 숭배해 왔다. 풍부한 생산력의 바탕이 되었던 성(性)이 남근석으로 만들어지고 신성시됐던 것이다.

여성을 상징하는 음부가 능청스럽게 누워있다ⓒ최진연 기자

선돌·입석·남근석 등의 거석문화는 조선시대 때 남자아이를 바라던 기자신앙의 중요한 대상이었다. 우리네 조상들은 이런 남근석이 아기가 없는 여성들을 상대로 임신시킬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고 믿어왔다.그리고 남근석이 숭배의 대상이 된 가장 큰 이유는 자식을 낳고자 치성을 드리는 사람 대부분이 부녀자다.

부녀자들은 이른 새벽 남의 눈을 피해 남근바위에 치성을 드리며, 바위를 안고 돌거나 만지면서 정성을 드렸다. 남근석은 그냥 지나치면 바위이지만 알고 보면 행복한 웃음을 자아낸다.

관악산은 바위문화와 절경만 있는 곳이 아니다. 삼국시대 때는 혈전의 무대였다. 고구려와 백제,신라가 각축전을 벌일 때는 매우 중요한 요충지였다. 고려 때도 서울남쪽을 방어하는 방패막이였다.

조선이 건국되자 관악산은 풍수지리설에 강한 불기운을 가진 산으로 인식됐다. 즉 관악산을 화산(火山)으로 불렀는데, 경복궁에서 보면 관악산이 너무 강해 해를 입을 수 있다고 했다. 왕사였던 무학은 이산에 불기운을 달래는 사찰을 세웠으며, 관악산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숭례문 앞에도 연못을 만들어 기운을 막았다.

관악산은 높지 않지만 산세가 험한 편이고 골짜기 마다 아름다운 풍광이 있어 옛 부터 금강산에 비교되기도 했다. 등성이마다 괴상한 바위가 중첩해 장엄함을 갖췄다. 수도권에 위치해 있어 연중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는 명산이다. 매년 봄 철쭉제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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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연 기자 (cnnphot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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