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사령관, 수천명 앞 성폭행 정황 묘사했지만...”

스팟뉴스팀

입력 2015.02.09 13:51  수정 2015.02.09 14:04

군인권센터 “군 당국, 피의사실 공표 후 녹취록 편집·왜곡 가능성”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이 9일 기자회견을 열어 "육군 1군사령관이 수천명이 시청하고 있던 상황에서 성폭력 당시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묘사했지만 군 당국이 이를 교묘하게 편집했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지난 4일 임 소장의 기자회견 장면. ⓒ연합뉴스
육군 1군사령관이 수천명이 시청하고 있던 상황에서 성폭력 당시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묘사했지만 군 당국이 이를 교묘하게 편집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사령관은 성폭력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발언을 한 바 있어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9일 오전 영등포구 센터 사무실에서 “군 당국이 일부만 공개한 녹취록의 나머지에는 1군사령관이 피의사실 공표에 해당하는 발언을 한 것이 들어있다”며 “중략된 발언이 더 심각한 내용이라 편집해 왜곡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임 소장은 “1군사령관은 군 수사와 기소 책임자로서 당시 피해 여성이 사건 당시 어떻게 행동했는지를 모두 보고 받은 상태에서 문제의 ‘싫다면 의사표시를 왜 하지 않느냐’는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임 소장은 “지난달 27일 성폭력 대책 마련을 위한 육군 주요지휘관회의에서 1군사령관 장모 대장이 ‘여군들도 싫으면 명확하게 의사표시 하지 왜 안 하느냐’라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회의는 부하 여군을 성폭행한 혐의로 육군 대령이 긴급 체포된 사건 직후 열렸다.

당시 육군은 사실을 왜곡했다며 군인권센터 측의 정정과 사과를 요구했지만 6일 돌연 녹취록에 담긴 1군사령관의 발언 내용 중 일부를 공개하며 입장을 번복했었다.

이 당시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1군사령관은 회의에서 “처음에 잘못된 것을 본인이 인지했으면...(중략) 본인이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명확한 의사 표시를 했어야 했고”라고 했다.

군인권센터가 주장하는 문제의 발언은 “명확한 의사표시를 했어야 했고”라는 발언 전후로 피해자가 당한 성폭행 상황을 구체적으로 묘사했다는 것이다.

임 소장은 “당시 수천명이 시청하고 있던 상황에서 피해 당시의 상황을 묘사하는 발언이 공개됐다면 이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를 공격하는 빌미가 되며 피의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의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가능한 모든 조치를 해야한다”며 “1군사령관은 피해자와 가해자가 소속된 부대 최고 지휘관임에도 피해자를 비난하고 있어 그의 거취에 대해 육군본부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스팟뉴스팀 기자 (spotnews@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