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소리까지 들려요'…작지만 강한 소극장 공연

부수정 기자

입력 2015.02.11 09:19  수정 2015.02.11 10:33

김장훈·김창완·이적·정동하 등 도전

화려한 무대 장치 버리고 팬들과 교류

가수 이적 김장훈 김창완 정동하 등 소극장 공연을 통해 팬들을 만난다. 사진은 가수 이적. ⓒ 뮤직팜

손을 살짝 뻗으면 내가 좋아하는 가수가 있다. 목소리 떨림에서부터 숨소리까지. 모든 감정이 느껴진다. 가수와 팬들은 따뜻한 교감을 나눈다. 소극장 콘서트를 통해서다.

사실 소극장 콘서트는 가수들에겐 도전이다. 화려한 무대 장치에 의존하지 않고 음악으로만 무대를 채워야 하기 때문에 음악적 완성도와 뛰어난 가창력은 필수다. 대형 공연장보다 수익도 떨어지고, 사소한 실수도 관객들에게 전달돼 가수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럼에도 소극장 콘서트를 하는 이유는 관객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서다. 가수는 음악만으로 관객과 호흡하고 때로는 자신의 얘기를 조곤조곤 들려준다. 화려하진 않지만 소박한 교감은 가수와 팬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추억이 된다.

가장 눈에 띄는 소극장 공연은 가수 이적의 콘서트다. '무대'라는 제목으로 다음달 4일부터 서울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열린다. 29일까지 모두 20차례다. 이적은 2004년 '적군의 방'을 시작으로 2007년 '나무로 만든 노래' 등 장기 소극장 콘서트를 개최해 전석 매진 기록을 세운 바 있다.

특히 학전블루 소극장은 고 김광석의 발자취가 남아있는 곳이라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소속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지난 6일 오후 6시부터 시작된 예매 2분 만에 4000석 전석 매진됐다. 소속사 뮤직팜은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두지 않는 새로운 형태의 공연이 될 것"이라며 "이적의 농밀한 공연을 만끽할 기회"라고 전했다.

가수 이적 김장훈 김창완 정동하 등 소극장 공연을 통해 팬들을 만난다. 사진은 가수 김장훈 ⓒ 데일리안 DB

가수 김창완도 소극장 무대를 선보인다. 오는 12일부터 14일까지 서울 대학로 DCF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에서 김창완밴드 세 번째 정규앨범 '용서' 발매 기념 콘서트 '용서(Forgiveness)'를 개최하는 것. 이번 공연에선 새 앨범에 수록된 김창완밴드의 신곡과 어쿠스틱하게 편곡된 기존 산울림의 명곡도 들을 수 있다.

소속사 측은 "대학로 소극장 특유의 아늑함에 김창완밴드가 지닌 따뜻한 에너지가 더해져 관객들과 더욱 깊게 다가갈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장훈도 '국가대표'라는 이름으로 대학로 홍익대대학로아트센터에서 콘서트를 연다. 오는 26일부터 3일1일, 3월5일부터 3월8일까지다. 김장훈이 직접 각본을 쓰고 촬영, 편집한 다큐멘터리와 공연이 교차하는 독특한 형식으로 진행된다. 개그맨 유재석 등 30여 명의 카메오가 다큐멘터리에 출연한다.

서울 공연 이후에는 경기도 이천아트센터, 부산 소극장, 창원 중극장에서 소극장 공연을 열 계획이다. 장기간에 걸쳐 소극장 공연을 진행하는 이유에 대해 김장훈은 "가까운 거리에서 팬들을 만나 얘기도 나누고 노래도 들려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극장 공연으로 티켓 사격을 낮출 수 있었다"면서 "제게 공연은 상업적 목표보다 낭만적 의미가 더 크다"고 강조했다.

밴드 부활 출신 보컬리스트 정동하는 내달 14일,15일 양일간 서강대 메리홀에서 '교감, 조금 더 가까이'라는 타이틀로 무대를 펼친다. 정동하는 소극장 공연을 통해 관객들과 함께 눈을 맞추고 호흡하며 음악적 소통을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소속사 에버모어뮤직 측은 "소극장 무대에서 정동하의 새로운 모습을 더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4일 오후 4시 시작된 예매에서 10분 만에 800석 매진됐다.

이같은 소극장 공연에 대해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는 "소극장 공연은 가수의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며 "공연 수익과 가수의 부담 등 여러 가지 여건을 고려할 때 이를 소화할 수 있는 국내 뮤지션은 한정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극장 공연에선 울림이나 거친 숨소리까지 들려 팬과 뮤지션 사이에 밀접한 교감이 형성된다"며 "큰 공연장에서 보여주는 무대와는 음악의 질감 자체가 다르다"고 강조했다.

강 평론가는 또 "소극장 공연은 관객에게 전달할 수 없는 감정, 음악적 교감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겠다는 의지"라며 "브랜드를 갖고 장기적으로 펼치는 것은 가요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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