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하사극 '징비록', 꼭 봐야 하는 이유

부수정 기자

입력 2015.02.08 09:38  수정 2015.02.08 12:44

김상중·김태우 임동진 등 '믿고 보는 배우' 출연

서애 류성룡 책 바탕으로 한 조선 조정 이야기

배우 김상중 김태우 주연의 '징비록'은 서애 유성룡(1542∼1607)의 책 '징비록'을 바탕으로 임진왜란이 발생하기 전부터 이순신 장군이 전사한 노량해전이 발발하기까지 조선 조정에서 벌어진 이야기를 그린다. ⓒ KBS

이번엔 김상중이다. 지난해 '정도전'으로 정통 사극의 부활을 이끈 KBS가 명품 배우 김상중을 전면에 내세운 새해 첫 사극 '징비록'을 선보인다.

'징비록'은 서애 류성룡(1542∼1607)의 책 '징비록'을 바탕으로 임진왜란이 발생하기 전부터 이순신 장군이 전사한 노량해전이 발발하기까지 조선 조정에서 벌어진 이야기를 그린다. '대왕의 꿈' '전우'의 김상휘 PD가 연출을, '다모' '주몽' '계백'을 집필한 정형수 작가가 대본을 맡았다.

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3빌딩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는 조대현 KBS 사장이 이례적으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만큼 기대가 큰 작품이다.

6년 만에 제작발표회에 나온 조 사장은 "지난해 '정도전'이 성공하면서 KBS 사극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며 "올해부터는 1년에 한 편씩 대하 사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징비록'을 방송하게 된 건 탁월한 선택"이라며 "시청자들이 역경을 극복한 선조들의 지혜를 배워 어려움을 겪고 희망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김 PD는 "'징비록'은 임진왜란을 다뤘다"며 "임진왜란은 여러 군란의 전형이 된 중요한 전쟁인데 드라마는 군사·정치·외교 등의 관점에서 본 임진왜란을 총체적으로 다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징비록'이라는 제목은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다가오는 것들을 경계한다는 뜻"이라며 "유비무환의 자세를 갖추고 미래를 대비하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 PD는 전투신 등 화려한 볼거리보다 대중이 잘 모르는, 그리고 잘 알려지지 않은, 또 잘못 알려진 역사를 끄집어내 임진왜란 개론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사료들을 보면 일반인들이 놓치고 있는 재미있는 부분들이 많아요. 예를 들면 일본인들이 전쟁을 반대했었다는 거죠. 결과적으론 한국에 와서 살육을 저지르긴 했지만, 일본에서도 전쟁을 막으려는 시도가 많았어요. 중국과의 관계에서도 비화가 있고요. 이런 것들을 다른 각도에서 보는 데 집중했죠. 작가님이 역사적 사실에 충실히 쓰셨기 때문에 픽션이 넘치지도 않습니다."

'징비록'엔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이 출연해 '연기 보는 맛'을 살린다.

조선의 3대 재상 중 한 명인 류성룡은 배우 김상중이 연기한다. 지난해 케이블채널 OCN '나쁜녀석들'에서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발산한 그는 공백기 없이 브라운관에 복귀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의 진행자이기도 한, 신뢰감 있는 배우로 꼽히는 몇 안 되는 사람이다.

배우 김상중 김태우 주연의 '징비록'은 서애 유성룡(1542∼1607)의 책 '징비록'을 바탕으로 임진왜란이 발생하기 전부터 이순신 장군이 전사한 노량해전이 발발하기까지 조선 조정에서 벌어진 이야기를 그린다. ⓒ KBS

류성룡은 '하늘이 내린 재상'이라고 칭송받던 인물이다. 학자이면서 동시에 실천과 실현의 결과를 더 중요시한 행정가로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라고 믿는다. 임진왜란 때 영의정에 오르고 4도 도체찰사(전시의 최고 군직)가 돼 당쟁과 전란 속에 조선의 조정을 총지휘한다.

김상중은 출연 소감에 앞서 기억에 남는 대사를 소개했다. "'나라에 변고가 생겼는데 책임지는 이가 없다면 이 나라는 허깨비가 됩니다. 장차 후학들이 뭘 배우고 뭐가 되겠습니까'라는 대사였어요. 마음에 와 닿았죠."

김상중은 이어 "'징비록'은 지난날을 반성하고 앞날을 대비하자는 내용을 다룬다. 책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이 다 주인공이다. 이들을 통해 어떤 것을 대비하고, 앞으로 뭘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드라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류성룡 선생의 발자취를 연구하면서 과연 이런 인품을 가진 분을 표현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며 "자신을 반성하며, 잘해야겠다는 다짐도 하며 촬영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연한 이유에 대해선 '정도전'의 후광을 기대한 건 아니었다고 못 박았다. "높은 시청률과 많은 관심 등은 작품을 결정하는데 중요하지 않았어요. 역사 속 선조들에 대한 모습과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들을 표현해야 하는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끼고 출연했죠."

조선 14대 왕 선조 역은 김태우가 맡는다. 그는 "류성룡과 선조를 자세히 다룬 작품이라서 좋았다"며 "그간 조선시대를 다룬 사극이 많았는데 '징비록'은 살짝 다른 시각으로 시대를 본 새로운 사극이라 신선하게 느껴졌다"고 전했다.

김태우는 "촬영하기 전에 선조는 임진왜란 때 도망간 왕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당시 선조가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는 걸 표현하고 싶다. 캐릭터를 폭넓게 표현해 당위성 있게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신인 배우"라고 자신을 소개한 72세 배우 임동진은 2006년 KBS1 대하드라마 '대조영' 이후 9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했다. 부드러운 음성과 온화한 미소는 여전했다.

"약 10년 만에 현장에 복귀했는데 신인 같은 느낌이 들어요. 촬영 환경이 많이 변해서 적응하고 있죠. 목회자의 길을 걷다가 돌아와선 처음 하는 작품이라 뜻깊어요. 사랑하는 후배들과 함께하게 돼 기쁘고, 자다가도 행복합니다."

임동진은 "KBS 대하 사극은 역사와 현실을 비추는 데 주력한다"면서 "무엇이 잘못됐고, 현시점에서 성찰할 게 무엇인지 알려주는 교훈적인 작품"이라고 전했다.

동인의 영수 이산해 역을 맡은 이재용은 "'징비록'은 지금의 대한민국에 던지는 메시지가 있는 작품"이라며 "특히 정치인들에게 추천하는 드라마"라고 강조했다. "총알만 날아다니지 않을 뿐이지 지금 우리 사회도 전쟁터죠. 정치 시스템이나 사회 구조 등을 상징하는 대하사극이 '징비록'입니다."

선조의 후궁은 김혜은이, 류성룡의 지기이자 이산해의 사위인 이덕형은 남성진이 각각 연기한다. 김규철은 도요토미 히데요시 역을, 이광기는 고니시 유키나가 역을, 이정용은 가토 기요마사 역을 맡았다. 이 밖에도 정흥채, 최일화, 이기열, 최철호, 선동혁 등이 출연한다.

"정치인들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관심을 갖고 봐야 하는 작품이죠. 실망 시키지 않을 겁니다."(김상중)

오는 14일 오후 9시40분 첫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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