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전 전패’ 북한, 쇄국 축구 한계 절감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5.01.21 09:19  수정 2015.01.21 09:24

북한, 극명하게 드러난 쇄국축구 한계

카타르, 잦은 사령탑 교체 연속성 실종

북한은 3전 전패의 초라한 성적으로 아시안컵을 조기에 마감했다. (아시안컵 공식 홈페이지 캡처)

'2015 아시안컵' 조별리그가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는 약속이나 한 것처럼 각 조마다 비슷한 양상이 반복됐다. 무승부가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고, 각 조 1~4위팀이 획득한 승점까지 같았다. 큰 이변 없이 전통의 강자들이 모두 무난하게 8강 진출에 성공한 것도 돋보인다.

무승부가 없던 이번 조별리그에서 승점 1점도 얻지 못하고 3연패로 초라하게 퇴장한 것은 모두 4개팀이다. 각조 꼴찌인 쿠웨이트, 북한, 카타르, 팔레스타인 등이다.

쿠웨이트와 팔레스타인은 일찌감치 최약체로 분류됐다. 쿠웨이트는 A조에서 한국과 호주라는 우승후보만 두 팀을 연달아 상대해야 했다. 팔레스타인 역시 D조에서 지난 대회 우승팀 일본을 비롯해 요르단, UAE를 감당하기에는 전력 차가 너무 컸다.

반면 비교적 엇비슷한 전력의 팀들이 격돌했던 B조의 북한과 C조의 카타르는 기대보다 훨씬 실망스러운 경기력으로 일관했다.

북한은 연령별 대표팀이 기록한 성과에 비하면 A대표팀의 부진이 상대적으로 더 두드러진다. 북한 축구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23세 이하 대표팀이 준우승을, U-16 챔피언십에서는 이승우가 포함된 한국을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해 아시안게임 주축 멤버들이 대거 합류하고도 이번 아시안컵에서는 초라한 성과에 그쳤다. 3전 전패 조 최하위의 성적은 2011 카타르 아시안컵(1무2패,조 3위)과 비교해도 오히려 더 나빠졌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44년만의 본선진출에 성공한 이후 북한 A대표팀의 경쟁력은 오히려 해가 갈수록 역행하고 있는 느낌이다.

연령대별 대표팀은 경험이나 성장 속도 면에서 비슷한 세대의 선수들이 겨루다보니 조직력으로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는 부분이 크다. 그러나 A대표팀은 다양한 세대와 경험을 아우르는 선수들이 함께 뛰다보니 개인 기술의 편차가 더 뚜렷해지고 전술적 소화능력의 유무도 차이가 크다. 충분한 국제교류나 A매치를 치르지 못하는 '쇄국축구'의 한계가 극명하게 드러난 대목이다.

카타르의 몰락은 더한 이변이다. 카타르는 지난해 1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걸프컵에서 우승해 자국 팬들로부터 이번 아시안컵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중동 국가 중 지난해 가장 많은 16차례 A매치를 치를 만큼 가장 적극적으로 이번 대회를 준비한 팀 중 하나였다.

그러나 뚜껑을 열자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선수들의 전반적인 국제 경험 부족과 잦은 사령탑 교체로 인한 연속성의 부재가 이번 아시안컵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는 평가다.

지난해 3월 첫 지휘봉을 잡은 알제리 출신 자멜 벨마디 대표팀 감독은 이번 아시안컵의 부진으로 취임 1년도 안 돼 또다시 경질설에 시달리고 있다. 2022 월드컵 개최권을 따내고도 줄곧 자격논란에 시달려왔던 카타르는 이번 대회에서의 부진으로 부정적인 여론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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