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연의 우리 터, 우리 혼 - 남근석 기행>도봉산 산객들 인기등산코스
서울 북쪽을 병풍처럼 감싸 않은 북한산과 도봉산은 산객들에게 등산 명품코스다. 울퉁불퉁한 기이한 봉우리들이 하늘높이 솟아있어 장엄한 산악미를 보여준다. 특히 도봉산은 여러 봉우리들이 길을 가듯이 일정한 방향으로 늘어서 있어 바위꽃산으로도 부른다.
도봉산은 강원도 철령에서 시작된 산맥이 도봉산에 이르러 긴 여정을 마감하는데, 거리만도 장장 5백리나 된다. 조선왕조가 한양에 도읍을 정하고, 5백년동안 왕업이 지속된 것도 굽이굽이 5백리를 이은 산맥의 정기가 도봉산에 모였기 때문이라는 전설이 내려온다.
도봉산은 국립공원으로서 자운봉, 만장봉, 선인봉 등 빼어난 봉우리들의 자태도 절경이지만, 양주에 속해 있는 송추계곡·사패산·오봉산도 이에 못지않다. 이중에서도 오봉산의 오봉과 여성봉은 한 폭의 산수화다. 여성봉은 이름도 없던 한 바위에 불과했는데, 경기도가 등산로를 개발하면서' 여성봉'으로 이름 붙여 유명세를 탄 곳이다.
여성성기를 빼 닮은 여성봉ⓒ최진연 기자
도봉산 주능선에서 서북방향으로 뻗은 다섯 개의 남근석은 우람한 남성을 자랑하듯 여성봉을 내려다보며 미소 짓고, 오봉에서 흘러내린 여성봉은 토실토실한 엉덩이에 다리를 딱 벌리고 하늘을 향해 누워있다. 엉덩이 중앙에는 여성음부 모양의 생식통로가 적나라하다. 특히 성기형상 위에는 체모를 연상시키는 소나무 한그루가 서 있어 보기에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이 여성봉은 송추계곡에서 오봉으로 올라가는 해발 500m지점 등산로 오른쪽에 있는데, 그 생김새가 하도 기이해 등산객들로부터 감탄을 자아내는 명소가 됐다. 그리고 여성봉 주변에 주먹만한 성혈이 파여 있는 것을 볼 때 옛 부터 자식을 바라는 기도처였음을 알 수 있다.
오봉에는 다섯 형제와 고을원님 외동딸의 애틋한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옛날 도봉산 아래 부유한 집에 힘이 센 5형제가 살았다. 어느 날 새로 부임한 원님에게는 예쁜 딸이 있었는데, 이들 형제들이 모두 반했다. 난처해진 원님은 생각 끝에 형제들께 내기를 걸었다. 산봉우리에 가장 무거운 바위를 올려놓는 형제에게 딸을 준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넷째 아들이 바위를 제대로 갖다 놓지 못했다.
원님은 네 명 가운데서 사위 감을 골라야 했지만 망설이다가 그만 딸의 혼기를 놓쳤고, 외동딸은 혼례도 올리지 못한 채 그만 죽고 말았다. 이를 불쌍히 여긴 옥황상제가 오봉과 마주보이는 곳에 여성봉을 환생시켜 주었다고 한다.
여성봉은 소문 듣고 찾아오는 산객들 때문에 요즘 몸살을 앓고 있다. 보다 못한 국립공원관리사무소가 접근금지 줄을 쳐 통제 하고 있지만 성미가 고약한 사람들은 갈라진 바위로 올라가 음부틈새를 일부러 밟아 거석을 훼손시키고 있다. 여성봉 오른쪽으로 올라가는 나무계단이 설치돼 있는데 불구하고 짓궂은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여성봉 암반에서 오봉을 보며 환호하는 등산객ⓒ최진연 기자
여성봉 가는 길은 송추유원지 입구 고속도로 교각아래 주차장에 자동차를 세우고 송추마을을 지나면 오봉탐방센터가 나온다. 산행은 여기서 시작된다.
여성봉까지 약 2km 등산코스는 험하지 않아 초등학생들도 오를 수 있다. 능선을 따라 가다보면 부드러운 흙길이 나오고, 약간의 경사진 등산로는 둥글둥글한 자연석을 깔아 미끄럼 방지도 해놓았다. 가파른 암벽에는 나무계단을 설치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여성봉에 오르면 드넓은 암반이 반겨준다. 이곳에서 도봉산 방향으로 다섯개의 남근석이 한눈에 들어오며 북쪽으로는 웅장한 산세들이 겹겹하게 펼쳐진다. 왕복 산행거리는 2시간 남짓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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