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정몽준 명예회장(63)이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한국이 잉글랜드와 서로 돕기로 했다가 등을 돌렸다"는 주장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정 명예회장은 7일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일부 영국 언론이 2010년 열렸던 월드컵 개최지 선정과 관련해 내가 영국(잉글랜드) FIFA 집행위원과 서로 지원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유치 희망국의 FIFA 집행위원들과 서로 지원을 요청하며 다각적으로 접촉했다"면서도 "공개석상에서 서로 열심히 하자고 격려했을 뿐 영국 집행위원과 따로 만난 일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영국 '인디펜던트' 등 복수 매체들은 지난 1일자 보도를 통해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개최국 선정 투표 과정에서 러시아와 카타르, 영국과 한국이 서로 밀어주는 동맹에 합의했다. 정몽준 회장도 데이비드 카메론 영국 총리와 약속을 했지만 마지막에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했다.
정 명예회장은 이에 대해 "영국은 물론 여러 나라의 집행위원과 만나 지원을 요청했지만 이 과정에서 특정 국가와 투표를 교환하기로 밀약하는 것은 FIFA 규정에 어긋나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영국 집행위원이 밀약설을 주장하고 이를 영국 언론이 되풀이 하고 있어서 유감이다"고 불쾌한 심기를 드러냈다.
FIFA는 2018년 월드컵을 유럽, 2022년은 아시아 또는 미주에서 개최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2018년에는 영국, 러시아, 포르투갈과 스페인(공동개최), 벨기에와 네덜란드(공동개최) 등 4개 그룹이 신청서를 냈다. 2022년에는 한국과 카타르, 미국, 일본, 호주 등 5개 국가가 경쟁했다. 투표 결과 2018년 대회는 러시아, 2022년 대회는 카타르로 개최지가 결정됐다.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정 명예회장은 오히려 FIFA 제프 블래터 회장을 겨냥했다.
정 명예회장은 “FIFA 집행위원들을 범법자인 것처럼 몰아가면서 조사를 하는 등 소란을 피우는 것”이라며 “개최지 선정을 6년 전 해오던 관행이 있는데, 블래터 회장은 2010년 갑자기 2018년 월드컵과 2022년 월드컵의 개최지를 한꺼번에 선정한다는 이상한 결정을 했다”며 블래터 회장의 전횡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FIFA는 최근 독일 축구의 전설 프란츠 베켄바우어를 포함한 5명에 대해 2018 러시아월드컵 및 2022 카타르월드컵 개최지 선정 비리 혐의로 조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영국 언론을 통해 흘러나온 한국과 잉글랜드의 밀약설은 공식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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