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 속 빈곤’ FA 미아? 불가피한 제도 개선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4.12.05 10:13  수정 2014.12.06 13:07

역대 최고액 돈 잔치 속에서도 미계약자 발생

보상 규정 및 제도 개선의 필요성 대두되는 시점

아직까지 계약을 이루지 못한 이성열-나주환-이재영-차일목. ⓒ 넥센/SK/KIA

역대 최고의 돈 잔치가 펼쳐진 프로야구 FA 시장이 서서히 문을 닫는 분위기다.

올 시즌 FA 신청 선수는 모두 19명. 이 가운데 8명이 1차 협상(원소속팀 우선 협상)에서 잔류를 택했고, 7명이 2차 협상을 통해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원소속팀 포함 전 구단 상대 협상을 벌일 수 있는 3차 협상에 돌입한 가운데 남은 선수는 이성열, 나주환, 이재영, 차일목 등 4명이다.

이변이 없는 한 이들은 원 소속팀으로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1차 협상 시 제시받았던 금액 또는 이보다 낮은 액수에 사인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풍요로운 FA 시장에서 유독 이들이 외면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당초 미계약자 4명은 FA 시장이 열릴 당시, A급 선수로 분류되기에는 무리가 따른 선수들이었다. 그렇다고 이들이 전력에 보탬이 되지 않는 선수들도 아니었다. 파괴력을 갖춘 이성열은 대타로서 제격이며 나주환(유격수 또는 2루수), 이재영(우완 불펜), 차일목(포수)은 희소성을 갖춘 포지션에 위치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이 원소속팀의 제안을 뿌리치고 FA 시장에 나왔다는 의미는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시장의 상황이 좋지 못했다. 그 어느 때보다 대어급 FA가 쏟아진 올 시즌은 복수의 구단이 자팀 FA 선수를 잡기 위해 반강제적으로 지갑을 열어야 했다. 선수 2명을 잡는 데만 100억 원 넘게 쏟아 부은 삼성(윤성환, 안지만)과 SK(최정, 김강민)가 대표적이다.

실제로 출혈이 상당했던 삼성과 SK는 나머지 선수들과의 협상에서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삼성은 조동찬만을 추가로 잡았고, 권혁과 배영수를 풀어주고 말았다. 조동화와 계약에 성공한 SK가 나주환, 이재영을 시장에 내보낸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또한 큰 손 역할을 자처하던 LG는 프랜차이즈 스타 박용택만을 잡은 뒤 지갑을 닫았고, 지난해에 이어 대대적 FA 보강에 한화는 권혁과 배영수, 송은범을 선택했다. 여기에 신생팀 kt는 이미 외부 FA 영입 최대 한도인 3명을 채웠다.

결국 원 소속팀으로 돌아가야 할 이들은 ‘갑’에서 철저한 ‘을’이 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가격 후려치기’가 있을 것이란 말도 나오고 있다.

FA 미계약자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원 소속팀에 복귀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바로 FA 제도가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프로야구에서는 타 팀 FA를 영입할 경우 연봉의 200%+선수 1명 또는 연봉의 300%를 지불해야 한다. 이는 이번 FA시장서 최고 및 최저가를 기록한 최정(4년 86억원)과 김경언(3년 8억 5000만원)이 이적해도 같은 잣대를 적용받는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FA를 영입하게 되면 이듬해 신인드래프트 지명권만을 내준다. 이마저도 선수 등급별로 차등화를 두어 라운드별로 세분화한다. 상위 20% 이내의 선수를 내주면 1라운드 지명권을, 20~40% 선수는 샌드위치픽(1라운드와 2라운드 사이)을 보상받는 식이다.

미국보다는 일본이 보다 현실적이다. 일본의 경우 A, B, C등급으로 선수를 나누게 되는데 A급 선수는 전해 연봉의 80% 또는 연봉의 50%+보호 선수 28인 외 선수 1명을 보상해야 한다. B급 선수는 연봉 60% 또는 선수 1명+연봉 40%를, 그리고 C급은 보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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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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