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정복을 노리는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의 야망이 4년 연속 좌절될 위기에 놓였다.
맨시티는 6일(이하 한국시각) 시티 오브 맨체스터 스타디움(에티하드 스타디움)서 열린 ‘2014-15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CSKA 모스크바와의 홈경기서 1-2 패했다.
이로써 맨시티는 4경기를 치른 현재 2무 2패(승점2)를 기록, E조 최하위로 떨어져 2위까지 주어지는 16강 토너먼트행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그동안 많은 자금력을 보유한 팀들은 리그에서는 물론 유럽 클럽 대항전에서도 뚜렷한 성적을 내기 일쑤였다. 대표적인 클럽이 첼시다. 첼시는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팀을 인수한 뒤 프리미어리그를 제패한데 이어 챔피언스리그에서도 4강 단골 손님으로 꾸준한 성적을 냈다.
하지만 유독 맨시티만은 챔스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모양새다. 맨시티는 지난 2008년 UAE 왕가의 석유 재벌 셰이크 만수르 빈 자예드 알 나얀이 구단을 인수하며 세계 최고의 자금력을 보유하게 됐다. 수많은 슈퍼스타들이 맨체스터에 입성했고, 인수한지 4시즌 만에 리그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전 시즌 리그 3위에 올라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확보했던 2011-12시즌에는 경험 부족의 한계를 드러내며 조별리그 탈락에 그쳤다. 하지만 이듬해에도 조별리그 문턱을 넘는데 실패한 맨시티는 지난 시즌 처음으로 16강에 올랐지만 하필이면 바르셀로나를 만나는 바람에 2패(1~2차전 스코어 1-4)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맨시티가 유럽 무대에서 고전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각 리그 최고의 팀들이 모이는 챔피언스리그는 전력 구성도 중요하지만 팀의 조직력, 경험, 그리고 변수에 대한 대처 능력 등을 갖춰야만 성적을 낼 수 있는 무대다.
단 기간 내 전력을 급격하게 끌어올린 맨시티는 유럽 명문 클럽들에 비해 아무래도 조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영입한 선수들의 대부분이 높은 몸값을 자랑하지만 이들은 이적시장서 한창 주가를 올리던 20대 초중반의 선수들이었다.
주장인 빈센트 콤파니는 분명 세계 최고 수준의 수비수이지만 안더레흐트, 함부르크를 거쳐 맨시티에 입성했듯 큰 경기 경험이 그리 많지 않다. 또한 팀 내에서 챔스 우승을 경험해본 선수는 야야 투레와 프랭크 램파드에 불과할 정도로 굵직한 커리어를 가진 베테랑이 의외로 많지 않다.
팀의 목표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만수르 구단주가 팀을 인수했을 당시 맨시티의 목표는 ‘맨체스터의 주인’과 ‘진정한 부’로 압축됐다. 두 가지 목표를 단기간 내 이루게 되자 그 다음 제시한 목표는 ‘글로벌 구단’의 이미지를 갖추는 일이었다. 이는 애당초 유럽 정상을 목표로 끊임없이 도전의 길을 걸었던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의 첼시와 상반된 모습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맨시티의 유럽무대 도전이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 그나마 다행은 같은 조에 속한 바이에른 뮌헨이 4전 전승으로 일찌감치 조1위를 확보했다는 점이다. 게다가 조 2~3위에 올라있는 AS 로마와 모스크바의 승점 역시 4에 불과해 남은 뮌헨(홈)과 로마(원정)와의 경기서 승점을 쌓는다면 기사회생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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