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독’ KT-전자랜드 동네북 우려…명장도 역부족?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4.11.06 10:39  수정 2014.11.06 10:44

전창진-유도훈 부임 이후 약한 전력에도 좋은 성적

선수 보강-리빌딩 소홀, 한계 드러내며 연패 수렁

전창진 감독(왼쪽)과 유도훈 감독. ⓒ 부산 KT /인천 전자랜드

프로농구 부산 KT와 인천 전자랜드는 한국프로농구(KBL)를 대표하는 '언더독' 구단들이다.

KT와 전자랜드는 선수구성상 호화멤버나 우승전력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매년 꾸준히 플레이오프를 노크하는 단골손님이다.

KT는 전창진 감독 부임 이후 최근 5시즌 4번이나 4강 이상의 성적을 올렸다. 전자랜드도 유도훈 감독 부임 이후 4년 연속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고 있다. 농구에서 가장 중요한 높이와 득점력의 열세에도 특유의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강팀들을 제압하는 끈끈한 농구는 두 팀의 닮은꼴 트레이드 마크였다.

하지만 두 팀은 올 시즌 나란히 위기에 봉착했다. 전자랜드는 최근 6연패, KT는 7연패의 수렁에 빠져있다. 두 팀 모두 시즌 초반 3승 1패로 출발이 좋았지만 연패 수렁에 빠지며 나란히 8·9위로 추락했다.

사실 두 팀이 처한 상황을 보면 이변이라기보다는 '터질 것이 터졌다'고 보는 게 더 적합하다. 두 팀 모두 지난 시즌과 비교해 외국인 선수가 바뀐 것을 제외하면 크게 전력이 보강된 부분이 없었다. 심지어 KT는 국가대표 슈터 조성민이 장기간 대표팀 차출로 인한 부상 후유증으로 시즌 초반 결장하고 있다.

두 팀 모두 국내 선수들의 깊이가 두껍지 못하고 높이가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부분을 외국인 선수들도 메워주지 못하고 있다. KT 마커스 루이스는 실패작에 가깝고 찰스 로드는 기복이 심하다. 전자랜드는 포웰의 득점력이 예년만 못하고 테렌스 레더는 전성기가 지났다.

반면 올 시즌 KT-전자랜드의 경쟁 팀들은 대부분 전력이 올랐다. 지난 시즌 두 팀보다 하위권에 있던 KCC-동부-오리온스-삼성 등이 하나같이 전력이 향상했다. 모비스-SK 등 지난 시즌 상위권 팀들의 기세도 아직 건재하다.

최하위 KGC도 오세근의 복귀 이후에는 만만하게 볼 수 없는 팀이 됐다. 한 마디로 지금 KT나 전자랜드가 확실하게 1승을 장담할 수 있는 팀이 존재하지 않는다.

KT와 전자랜드는 지난 몇 년간 불안한 전력을 감독들의 용병술과 특유의 조직농구로 버텨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에 반해 전력보강은 원활하지 못했다.

KT는 전태풍, 송영진 등 주축 선수들의 나이에 대부분 30대를 훌쩍 넘긴 노인정 팀이 돼가고 있으며, 유망주를 키우지 못하고 전성기가 지난 베테랑을 영입하는 등 기형적인 영입 구조가 몇 년째 계속되고 있다. 전자랜드는 몇 년째 지독하게 따르지 않은 신인드래프트 불운으로 인해 리빌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자랜드는 6일 LG을 상대로, KT는 8일 모비스를 만나 각각 연패 탈출에 도전한다. 전창진-유도훈 감독이 사령탑 부임 이후 최대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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