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일수 감독 향한 십자포화, 누구를 위한 결정이었나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4.10.17 10:51  수정 2014.10.18 08:39

경기 중반 스타팅 멤버 대거 제외 후 역전패

너무 빠른 교체로 믿기지 않는 역전패를 당한 송일수 감독. ⓒ 두산 베어스

두산 송일수 감독이 믿기지 않는 역전패로 비난의 도마 위에 올랐다.

두산은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세븐 프로야구’ SK와의 홈경기서 5-7 패했다.

이 경기가 크게 주목받은 이유는 치열한 4강 싸움이 걸려있었기 때문이었다. 5위 SK는 이날 경기가 없던 LG에 1.5경기 차 뒤져있었다. 만약 두산전에 패했다면 그대로 순위가 굳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벼랑 끝에 몰린 SK는 에이스 김광현을 선발로 내세웠다.

하지만 이날 김광현은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고, 제구가 높게 몰리며 초반부터 난타를 당해 5실점했다. 이 경기를 지켜본 SK와 LG 팬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반전이 있었다.

송일수 감독은 5-1로 앞선 5회 무사 1,3루 기회서 갑자기 홍성흔을 빼는 대신 김재환을 대타로 내세웠다. 만약 김광현을 더 두들겼다면 경기를 완벽히 가져올 수 있었던 기회였다. 하지만 결과는 삼진 아웃이었고, 후속타자 오장훈도 병살타로 물러났다. 그리고 기적 같은 SK의 반격이 시작되었고, 연장 접전 끝에 두산은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물론 송일수 감독의 선택이 꼭 잘못됐다고는 볼 수 없다. 이미 4강 진출이 물 건너간 두산은 내년 시즌을 대비해야 한다. 송 감독도 경기 전 “그동안 뛰지 않았던 선수들을 출전시킬 예정이다.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됐음 좋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한국은 물론 메이저리그, 일본에서도 시즌 막판 벤치 멤버들의 기용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상대는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 하는 입장이었다. 프로라면 이에 걸맞게 최선을 다해 상대해야하는 것이 마땅하다.

경기의 흐름을 읽는 눈도 아쉬운 부분이다. 송 감독은 6회 들어 홍성흔은 물론 김현수 등 주전 선수들을 대거 제외했다. 6회초 추격을 당할 때에도 필승조를 내세우기 보다는 갓 1군에 올라온 임태훈을 선택했다. 결국 경기는 동점이 됐다. 막판이었으면 모를까 상대 추격 의지가 불에 타올라 있는 경기 중반에 이미 승리를 단정 지은 결정이라고 밖에 해석이 되지 않는다.

이날 중계 마이크를 잡은 김인식 KBO 규칙위원장이 한국 야구계 원로답게 정답을 내려줬다. 김 위원장은 “두산은 팬들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선수들은 그렇게 했는데 감독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런 경기는 해서는 안 된다”고 일침을 내렸다. 오해를 불러일으킨 송 감독의 아쉬운 결정이 가뜩이나 무거운 두산의 팀 분위기를 가라앉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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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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