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환경단체, 학계인사 등이 '큰빗이끼벌레'에 대해 '흉측한 벌레'라는 주홍글씨를 새겨놓고 '4대강의 폐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생태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주장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
15일 생태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큰빗이끼벌레'는 일부 환경단체와 학계인사들이 주장한 것과는 달리 수질개선을 하는 이로운 역할을 하고 있다. 물을 빨아들여 물속의 영양원(식물성플랑크톤)을 여과, 번식하기 때문에 수질향상을 위해서는 균형이 잘 잡힌 환경에서 번식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일반적으로 식물성플랑크톤이 과다 증식하게 되면 녹조류 발생을 유발시켜 물속의 햇빛과 산소 공급이 어려워진다. 과다한 식물성플랑크톤의 증식은 강물을 부패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는데 ‘큰빗이끼벌레’는 이같은 영양원을 여과시키는 순작용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큰빗이끼벌레’는 이로운 동물도, 해로운 동물도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본래 ‘큰빗이끼벌레’는 북미 지역에서 서식했던 외래종으로 지난 1990년대부터 어부들에 의해 발견되면서 ‘생태계교란’의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이는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최재석 강원대 환경연구소 어류연구센터장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큰빗이끼벌레’를 두고 해롭다, 이롭다라는 의견이 갈리고 있는데 둘 다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수질학적인 측면에서는 이로운 역할을 하는 동물”이라고 설명했다.
최 센터장은 “이 벌레를 두고 수질오염의 폐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수질오염이라고는 볼 수 없고 생태계의 구조적인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큰빗이끼벌레’가 번식하는 원인은 올라가는 수온, 가뭄의 영향, 식물성 플랑크톤의 증가 등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제기된 ‘큰빗이끼벌레’를 해로운 동물이자 수질오염의 주범으로 몰아가는 논리는 △악취 발생 △독성 보유 △대형 큰빗이끼벌레 등장으로 인한 생태계 교란 등이다.
하지만 악취가 발생하는 것은 한 생물이 자연사하면서 내뿜는 암모니아 등으로 인한 것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독성을 보유했다는 주장 또한 사체에서 나오는 암모니아 독성에 의한 것으로 이는 일반적인 수중 생물들과 동일한 현상(독성)이다. 때문에 일부 단체와 학계 인사들이 주장했던 내용은 왜곡·호도라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는 "해롭게 보는 사람들의 주장은 '큰빗이끼벌레'가 죽어서 부패할 때 독성을 내뿜을 수 있다는 것인데 이는 모든 동물들의 사체에서 나타나는 동일한 현상"이라면서 "'큰빗이끼벌레'의 대량 폐사 가능성도 제기되는데, 해당 벌레들이 일시에 죽겠다는 서약을 한 것도 아니고 어떻게 돌연 집단폐사가 일어날 수 있나"며 반박했다.
다만 외래종인 ‘큰빗이끼벌레’가 우리나라 생태계에 자리를 잡고 살아가는 것에 대한 우려는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큰빗이끼벌레’의 천적이 없다보니 이들의 개체수를 제어할 만한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더욱이 ‘큰빗이끼벌레’는 겨울에도 생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와 관련 최재석 센터장은 "수초, 재첩, 다슬기 등의 토속종을 늘리 등의 방법이 있을 것"이라면서 "현재의 생태계에서 큰빗이끼벌레의 개체수를 조절하는 안정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재광 위스콘신대 교수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은 장마가 있어 이를 통해 ‘큰빗이끼벌레’들을 씻겨 내려보낼 수 있다. 장마를 통해 개체수가 현저히 감소할 것”이라면서 “6월말부터 장마철인데 올해 비가 안와 험상궂지만 착한 것이 번식하면서 얘기가 나오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낙동강 등 하천에 건기로 물이 없이 고여있을 때 뻘 같이 갈색을 띤 것들이 있었으나 누구도 관심을 보인적이 없었다”면서 “하지만 이를 4대강 사업과 연관짓는 것을 보니 선동 같다”고 덧붙였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