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SK전을 통해 복귀한 삼성 임창용은 2007년 9월 9일 LG전 이후 2408일 만에 구원승을 올렸다. ⓒ 삼성라이온즈
임창용(38)을 위한 퍼포먼스 같았다.
임창용은 13일 대구구장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SK와 홈경기에서 8-8 동점이던 8회초 1사 만루 상황에 마운드에 올라 1.2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고 팀이 10-9 역전승을 거두면서 승리투수가 됐다.
손에 땀을 쥐는 대접전을 마무리한 임창용이 2408일 만에 구원승을 올렸다. 지난 2007년 10월 5일 롯데전 이후 2382일 만에 국내 프로야구 경기에 등판한 임창용은 2007년 9월 9일 LG전 이후 2408일 만에 구원승을 올렸다.
임창용은 5명의 타자를 상대로 시속 149㎞의 '뱀직구' 포함 24개의 볼을 던져 삼진2개와 범타 3개를 기록했다. 비자책 1점을 안기는 했지만 단 1명의 타자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삼성은 1회말 최형우의 적시타와 박석민의 2루수 앞 땅볼 타점, 박한이의 적시타, 김상수의 2타점 적시타를 묶어 대거 5득점을 올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삼성이 6회말까지 7-1로 앞설 때만 하더라도 이변은 없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7회초 SK가 최정의 적시타와 투수 폭투로 대거 3점을 뽑으면서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삼성도 7회말 야마이코 나바로의 적시타로 8-4로 달아났지만 8회초에 삼성 마운드가 무너지면서 동점을 허용했다.
삼성의 두 번째 투수 차우찬이 볼넷과 내야 안타 2개로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하자 류중일 감독은 올 시즌 마무리로 낙점한 안지만을 올렸지만 대실패로 끝났다. 안지만이 최정에게 던진 첫 번째 공이 좌중간을 넘어가는 동점 만루홈런이 된 것.
안지만은 1사후 볼넷과 내야 안타, 좌전 안타로 다시 한 번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류중일 감독은 결국 임창용을 호출했다. 이미 8회초 시작부터 몸을 풀었던 임창용은 루크 스캇을 상대로 좌익수 깊숙한 플라이로 잡아냈지만 이 과정에서 3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왔다. 이것은 안지만의 실점이었다.
하지만 임창용은 김성현을 삼진으로 잡은 뒤 삼성이 8회말 박석민의 동점 적시 2루타와 박한이의 투수 앞 땅볼로 박석민을 홈으로 불러들여 10-9로 재역전시킨 상황에서 9회초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아웃카운트 3개만 잡으면 승리투수가 되는 순간이었다.
임창용의 뱀직구는 위력을 더해갔다. 첫 타자 이명기를 공 3개 만에 3루수 박석민의 호수비로 땅볼 처리한 뒤 조동화를 2루수 앞 땅볼로 잡아 아웃카운트 2개를 더했고 만루홈런의 주인공 최정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 경기를 마무리했다.
임창용은 경기 후 "첫 경기부터 너무 어려운 상황에서 시작했지만, 그 덕에 긴장을 유지하면서도 침착하게 던질 수 있었다"면서 "한국 타자들이 정말 많이 변했다. 컨택 능력이 매우 좋아진 것 같다. 세계 무대에 내놔도 통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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