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대박"(대통령 박근혜) 민주당 "(조용히) 위하여"
관료들 "남행열차"(남보다 열심히 행동빨리 차기서도 살자)
정치인들은 어떤 ‘건배사’로 술맛을 돋울까.
송년회를 비롯한 각종 술자리 모임에서 정치인들이 나누는 건배사에는 당시 정치권의 주요 관심사와 공유하는 바 등이 담겨있다.
요즘 대세는 역시 첫 어절의 글자만을 모아 하나의 단어를 만드는 준말 건배사.
그 중에서도 ‘핫 아이템’을 만든 이는 정옥임 전 한나라당 의원이라 하겠다. 정 의원은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만찬에서 ‘마주 앉은 당신의 발전을 위하여’라는 뜻의 ‘마당발’을 선보여 큰 화제가 됐다.
마당발은 등장 이후 야당은 물론 각 보좌진 등이 속한 국회내 동창 모임으로 퍼져나갔고, 지금까지 정치권에서 가장 인기 있는 건배사로 자리를 굳혔다.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공식 건배사’로 자리매김했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특히 의원과 보좌진 등이 속한 국회 내 동창 모임에서는 옆에 앉은 이를 바라보며 ‘오징어’(오래도록 징하게 어울리자)나 ‘원더풀’(원하는 것보다 더 잘 풀리길)을 외치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지난해 12월, 새해를 앞두고 한 야당 의원이 기자들을 초청한 만찬자리에서는 ‘너나 잘해’라는 말이 재차 오고갔다. ‘너와 나의 잘 되는 새해를 위하여’라는 뜻으로, 의원을 비롯한 윗사람 얼굴을 보며 ‘당당히’ 외칠 수 있다는 이유로도 여러 번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여야 공히 소통을 강조하고 나서는 요즘, ‘통’(通, 통할 통)도 빠질 수 없다.
‘소화제’(소통과 화합이 제일), ‘진통제’(진정이 통하는 게 제일)에 이어 의사소통, 운수대통, 만사형통의 끝 어절만 모아 ‘통통통’을 외치며 술을 털어 넣기도 한다.
특히 새누리당에서는 ‘개나발’(개인과 나라의 발전을 위하여), ‘사우나’(사랑과 우정을 나누자), ‘당나귀’(당신과 나의 귀중한 만남을 위하여) 등 보수정당답게 단결력과 끈끈함을 강조하는 건배사가 단골 메뉴로 등장한다.
지난 2013년 1월 2일 당시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 유준상 상임고문, 유일호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서울시당 위원장) 등이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서울시당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 인사회´에서 건배하고 있다.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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