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대교 이어 한강대교도 '생명의 다리' 된다

성악가 조수미, 가수 이효리 등 명사 44명의 희망 글귀 새겨

서울시가 5일 마포대교에 이어 한강대교도 '생명의 다리'로 조성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한강대교 다리에 새겨진 배우 최불암의 희망 글귀. ⓒ연합뉴스

OECD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살아가는 대한민국. 해마다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예방 노력이 미흡한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5일 서울시가 마포대교에 이어 한강대교를 ‘생명의 다리’로 조성했다고 밝히면서, 처지를 비관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는 많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게 됐다.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2009년부터 올해 7월까지 마포대교에서는 110명의 사람들이 자살을 시도했고. 한강대교에서는 64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에 서울시는 삼성생명, 한국 건강증진재단과 함께 생명의 다리 조성 프로젝트를 마련했고, 김난도 교수와 이어령 교수, 배우 최불암, 성악가 조수미, 가수 이효리, 체조선수 손연재 등 사회 저명 인사 44명의 재능 기부를 통해 이른바 ‘생명을 불어넣는 희망 글귀’를 다리 곳곳에 새겼다.

이들의 메시지는 한강대교 양 방향(1680m)에 설치되고, 마포대교와 마찬가지로 보행자의 움직임에 따라 조명도 밝혀진다.

성악가 조수미는 ‘당신이 이겨야 할 사람은 당신의 경쟁자가 아닌 바로 어제의 당신입니다’ 등의 희망 글귀를 적었고, 김난도 교수는 ‘위기가 깊을수록 반전은 짜릿하다’ 등의 메시지를 남겼다.

천석현 서울시 시설안전정책관은 이번 생명의 다리 조성과 관련해 “투신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겠지만, 찰나의 순간에 관심과 메시지로 위로를 준다면 한 건이라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강대교 희망 글귀가 자살 예방에 작게나마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