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16일 잠실 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두산과의 홈 1차전에서 7회 최준석에게 결승타를 얻어맞아 2-4 패했다.
이로써 LG는 1차전 승리를 내주며 수세에 몰리게 됐다. 역대 29차례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횟수는 22번. 따라서 두산이 시리즈를 잡을 확률은 무려 75.9%에 달한다.
이날 LG는 큰 경기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스스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LG는 0-1로 끌려가던 1회 무사 1, 3루 위기에서 최준석의 파울 타구를 내야수들이 허무하게 놓쳤고, 이로 인해 추가 실점을 내줬다.
당시 크게 흔들리고 있던 LG 선발 류제국은 최준석을 3루수 땅볼로 처리하는 듯 했지만 3루수 정성훈의 홈 송구가 뒤로 빠지며 다시 1점을 내주고 말았다. 과거 현대에서 큰 경기 경험이 많았던 정성훈이었기에 더욱 뼈아팠다.
11년만의 가을잔치에 들뜬 것은 선수들뿐만이 아니었다. 모처럼 유광점퍼를 입고 경기장을 찾은 LG팬들은 경기 전부터 가을 야구 축제를 만끽하며 팀 승리를 부르짖었다. 하지만 과한 것이 문제였다.
두산은 7회말 선발 노경은을 내리고 홍상삼을 마운드에 세웠다. 준플레이오프 내내 불안한 모습이었던 홍상삼은 1사 후 윤요섭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내며 위기를 자초했다. 그러자 1루 측 LG 관중석에서는 야유가 아닌 “홍상삼!”을 연호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는 상대 팀을 배려하지 않은 명백한 비매너 행위였다.
물론 결과는 LG 팬들이 기대했던 방향으로 흐르지 않았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직접 마운드에 올라 다독거렸고, 홍상삼은 이내 안정감을 되찾았다. 오히려 LG는 후속타자 손주인이 성급하게 승부를 하다 유격수 앞 땅볼로 병살타를 쳐 어렵게 잡은 찬스를 무산시키고 말았다.
야구에서 상대를 자극하는 행위는 반드시 하지 말아야할 불문율로 여겨진다. 과도한 홈런 세리머니, 큰 점수 차에서의 번트 및 도루 등은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돼 빈볼과 벤치클리어링 등을 야기하곤 한다.
LG팬들의 상대 투수 조롱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이번 플레이오프는 잠실을 홈으로 쓰는 LG와의 두산의 라이벌전이기 때문에 장외에서의 신경전이 그 어느 때보다 예민해지고 있다. 만에 하나 과도한 흥분이 계속 이어진다면 팬들 간의 몸싸움 등 관중문화가 뒷걸음질 치는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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