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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마간산 국감, 마이동풍 국감, 동상이몽 국감


입력 2013.10.15 11:17 수정 2013.10.15 14:18        이상휘 선임기자

<칼럼>끝나고 국감무용론 되풀이되지 않으려면 변해야한다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첫 국정감사가 시작된 1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교육부에 대한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첫 국정감사가 시작된 1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교육부에 대한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주마간산, 동상이몽, 마이동풍...

어느 TV프로그램에서 물었다. “국정감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사자성어로 표현한다면?”

우문현답인가 아니면 현문우답인지 모르겠다. 누구도 긍정적으로 답하는 사람이 없었다. 정치권에 대한 시각을 단적으로 드러낸 표현일 것이다.

20일간 국정감사가 시작되었다. 피감기관만 해도 630개 기관이다. 역대 최다이다.

1997년 당시는 298개 기관이었다. 해마다 증가했다. 10여년 동안 두배가 된 셈이다. 298명의 의원들은 국감기간이 일년 중 제일 중요하다. 의정활동을 평가받기 때문이다. 잘만하면 주목을 받을 수 있다. 소위‘뜰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보좌관들도 최선을 다한다. 일년 농사를 짓는 것이기 때문이다. 능력있는 민완보좌관들을 국회의원들이 선호하는 이유다.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치적 현안이 많기 때문이다. 정쟁이 심화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국감은 입법부가 행정부를 견제하기 위함이다. 필요한 수단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많은 비난을 받기도 한다. 의원들의 한건주의식 폭로전 때문이다. 무분별한 정쟁으로 변질되기 때문이다. 이번 국감도 그러한 요인들이 많다.

첫째, NLL, 대통령기록물, 채동욱 전 검찰총장 파문 등등 정치적 사안의 처리다.

국감은 행정부를 견제하는 것만이 아니다. 권력을 견제하기도 한다. 정치적 이슈도 명확하게 따져야 한다. 그런 이유에서 피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최근 NLL이나 대화록, 채 전 검찰총장 등등에 국민들은 피로감이 많다. “제발 그만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들을 한다. 정쟁으로 보인다. 민생에 도움이 안된다는 비난이다.

정치권은 한 목소리를 낸다. “민생국감, 정책국감을 하겠다”는 것이다. 해마다 빠지지 않는 소리다. 차라리 당당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런 이슈들을 비켜갈 수는 없다. “어차피 넘어야할 산이요, 건너야 할 강이다.”

깨끗하게 정리하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국민에 대한 예의차원에서도 그렇다. 주마간산으로 훑고 지나가서는 안된다. 물론, 당리당략만을 앞세워서는 안된다. 고함만 질러서는 설득이 안되는 이유와 같다. 정치권이 엎질러놓은 것이다. 여야가 국민을 위하는 충심으로 현안을 짚어야 할 것이다.

두 번째, 상설국감에 대한 문제다.

국감기간 동안 전 행정부가 사실상 업무를 못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감 무용론이 나오기도 한다. 상설국감을 제기하기도 한다.

자료에 의하면 1개 피감기관에 국정감사 소요시간은 2~3시간이라고 한다. 의원당 질의시간은 20~30분으로 조사되었다. 올해는 피감기관이 더 늘었다. 당연히 국감시간과 질의시간도 줄어들 것이다. 효율성이 없다는 의미다.

더구나 10여년 동안 피감기관은 꾸준한 증가세에 있다.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이다. 추세대로라면 국감제도는 바뀌어져야 한다.

상설국감론이 해마다 제기되는 이유도 그것이다. 의미대로 상설국감은 필요에 따라 국감을 시행하는 것이다. 일정기간을 정해놓지 않는다.

그러나 다소 문제는 있어 보인다. 현실적으로 세종시와 서울로 행정은 분리되어 있다. 국감이 상시적으로 발생할 경우 지리적 문제가 크다. 업무누수가 발생한다.

또한 발생 이슈마다 국감을 할 가능성이 많다. 그렇치 않아도 정쟁에 진저리가 나는데, 상설국감이 되면 두말 할 필요 없다. 아마도 그런 문제 때문에 상설국감은 어렵지 않나 싶다.

분명 문제는 있어 보인다. 특별한 대안이 보이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 그러나 여야가 마음을 모아 방안을 찾으면 되지 않을까 싶다. 예를 들어 국회 상임위를 활성화하는 방안이다.

상임위 활동을 통해 국감에 대한 원칙을 세우는 것이다. 현안이 되는 이슈들마다 상임위 활동을 통해서 국감대상 이슈들을 사전 선정하는 형태다.

현재는 의원 성향에 따라 무분별하게 국감이슈를 선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증인신청도 많고 이슈들도 선별되지 않는다. 즉, 상임위에서 국감이슈에 대해 “선택과 집중”을 하라는 의미다. 선별된 이슈에 대해 국감을 심도있게 진행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아무튼, 스무날이 지나면 국감이 끝난다. 그 동안 많은 이슈들이 정리될 것이다. 이와 함께 국감무용론도 고개를 들 것이다. 해마다 반복되는 평가들이다. 문제가 있으면 해결해야 한다. 쓰레기를 보고 치우라고 말만해서는 안된다. 치워야 깨끗해진다.

세월이 흘렀다. 국감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뀌었다. 이번 국감이 끝난 후 변화에 대한 논의가 있었으면 한다. 여야가 머리를 맞대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것만 해도 국민들은 국회를 정쟁의 장으로 삿대질 하지 않을 것이다. 주마간산, 동상이몽, 마이동풍. 국감을 표현하는 사자성어가 안타까워 적시해 봤다.

이상휘 기자 (shon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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