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두산, 0-7→9-7 11-1→11-12 '돌고 돈다'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3.09.13 10:48  수정 2013.09.13 11:09

두산, 5월 SK에 11-1→11-12 역전패 굴욕

12일 경기선 0-7→9-7 대역전극 ‘설욕’

두산이 김동한의 짜릿한 역전 3점홈런에 힘입어 SK를 9-7로 꺾었다. (XTM 중계화면 캡처)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라이벌 구도는 2007년부터 본격 시작됐다.

두 팀은 그해부터 포스트시즌에서만 무려 3년 연속 맞붙었다. 2007년과 2008 시즌엔 한국시리즈, 2009년엔 플레이오프에서 맞붙은 두 팀은 항상 두산이 먼저 리드를 잡으며 기세를 올렸지만, 반격에 나선 SK에 번번이 '역스윕'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2008 베이징올림픽 우승에 빛나는 두산의 명장 김경문 감독(현 NC 다이노스)은 스승 김성근 감독(현 고양 원더스) 벽에 막혀 정작 KBO에서는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세월이 흐르고 양 팀 모두 사령탑이 모두 바뀌었지만 악연은 여전하다. 두산에 지난 5월 8일 인천서 열린 SK전은 올 시즌 가장 지우고 싶은 기억이다. 당시 두산은 1회에만 9점을 얻으며 기선을 제압했고 4회까지 11-1로 여유 있게 앞서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은 듯했다.

하지만 그때부터 거짓말 같은 SK의 반격이 시작됐다. SK는 사실상 포기하며 일찌감치 벤치멤버들을 대거 기용했다. 그런데 SK 타선이 갑자기 살아나기 시작하더니 6회 이후에만 무려 11점을 뽑아내는 괴력을 선보이며 승부를 뒤집었다.

결과는 13-12, SK의 대역전승. 프로야구 역사상 최다 점수차 역전승 신기록을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초반 잘나가던 두산은 SK전 역전패 후유증으로 한동안 롤러코스터 행보를 이어가야 했다.

그로부터 4개월 뒤 또 반전이 양 팀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엔 정확히 뒤바뀌었다. 12일 같은 장소인 인천서 재회한 양 팀은 SK가 7회까지 선발 김광현의 호투와 타선의 고른 폭발에 힘입어 7-0으로 여유 있게 앞서며 승리를 확정짓는 듯했다.

마지막 2이닝을 남겨두고 두산의 반격이 시작됐다. 두산은 8회 2점을 만회했지만 여전히 점수 차는 5점, 9회 마지막 공격에서 두산은 백업포수 최재훈(시즌 2호)이 깜짝 스리런 홈런을 터뜨리며 순식간에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다급해진 SK 벤치는 마무리 박희수를 마운드에 올렸지만 아웃카운트 불과 하나를 남겨놓고 김동한이 또 스리런 홈런을 날리며 거짓말처럼 뒤집었다. 유망주로 꼽히던 김동한의 시즌 1호 홈런이기도 했다. 기세가 오른 두산은 임재철의 적시타로 추가 득점, 9-7로 믿을 수 없는 대역전승을 완성했다.

수년간 결정적인 우승의 문턱마다 SK 벽에 막혀 눈물을 흘려야 했던 두산에 이날 승리는 값진 의미가 있다. 4강 진출이 유력한 두산은 이날 승리로 1위 LG와의 승차를 2.5로 유지하며 여전히 선두추격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반면 4강 합류를 위해 갈 길 바쁜 SK는 4위 넥센과의 승차(4.5경기)를 줄이는데 실패하며 시즌 막바지에 대한 부담이 더욱 커졌다. 2013시즌을 결산할 때 어쩌면 이날 경기가 양 팀의 운명을 바꾼 가장 결정적인 순간으로 남게 되지 않을까.

한편, 이날 경기에서는 또다시 어이없는 오심이 나와 야구팬들을 실망시켰다.

2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 두산 손시헌의 안타성 타구를 SK 3루수 최정이 호수비로 잡아내며 1루로 던졌지만, 부정확한 송구 탓에 공을 받던 1루수 박정권의 발이 베이스에서 떨어졌다. 명백한 세이프 상황이었지만, 박근영 1루심은 놀랍게도 아웃을 선언했다. 흥분한 두산 김진욱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그라운드로 뛰어나와 목청껏 항의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비디오 판독에서도 박정권의 발이 1루 베이스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게 확연히 드러나 야구팬들은 들끓었다. 박근영 심판의 오심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팬들은 더 분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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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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