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8> 남섬 일주여행-다시 크라이스트처치로

입력 2006.06.08 14:4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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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빛별가족’세계여행기(368)-뉴질랜드 남섬(18) /조영호

퀸즈타운에서 나와 남섬의 남쪽끝 도시인 인버카길(Invercargill)로 향했다. 인버카길에서 하룻밤 머물고 다시 크라이스트처치로 올라가야 한다. 블러프(Bluff)가 남섬의 끝이긴 하지만 들르지 않고 곧바로 올라가기로 했다. 23일 오후에 차를 반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벌써 캠핑카로 여행을 한 지 일주일째다. 이제 캠핑카에 적응이 돼 타고 다닐 만한데 곧 반납해야 하는 것이다. 캠핑카를 타고 여행을 해본 결과, 캠핑카가 꼭 좋고 편리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캠핑카 여행이 부자들만 하고 다니는 값비싼 여행의 방식이 아니라 오히려 값싸게 다니는 여행의 방법 중의 하나라는 것도 알았다.

남섬의 아름다운 도시, 퀸즈타운의 모습

아주 최소한의 공간에서 거실과 주방, 침실에다 화장실까지 포함돼 있는 이동식 집을 가지고 다니는 셈이니 불편함은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다. 특히 매일 같이 캠핑카의 온갖 상태를 점검하고 돌보아야 하는 일들이 남아 있다. 그 중에서도 하루종일 사용한 화장실의 변기통을 비워야 하는 일은, 예전으로 말하면 날마다 아침이면 요강을 비우는 일과 똑같다. 비록 내가 사용한 요강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비우고 깨끗이 씻어 또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은 귀찮은 일임에 틀림없다. 또한 매일같이 주방이나 세면장에서 사용한 허드렛물을 쏟아내고 새물을 가득 채우는 일도 만만치 않다.

따라서 캠핑카 여행이 다소 편리함이 있긴 하지만 편리함에 따르는 약간의 노력이 필요하고 그에 상응하는 불편이 따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캠핑카 여행 자체를 즐기지 못하는 사람은 굳이 불편함을 감수하고 이런 여행을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면 비행기나 기차, 혹은 다른 자동차로 이동해서 멋있고 편리한 호텔에 투숙해 편안하게 여행을 할 테고 매일같이 깨끗한 새 침대와 따뜻하고 편안한 잠자리, 친절한 서비스와 맛있는 포도주가 곁들인 만찬을 즐기며 다닐 것이다.

잔디밭이 깔린 넓은 캠프장

어떻든 이번에 10여일간 캠핑장에서 생활해 본 결과, 여러가지 형태의 캠프생활이 있음을 보게 됐다. 가장 초보적인(?) 수준의 캠프는 혼자서 혹은 두세명이 배낭을 짊어지고 두발로 걸어서 여행을 하며 캠프장에서도 자신의 텐트를 사용하며 지내는 것이었다. 그 다음 단계로는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며 여행하는 것이다. 자전거 뒷바퀴쪽에 양옆으로 온갖 짐들을 싣고 두발로 힘들게 페달을 밟아 이동하며 캠프장에 도착해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는 것이다. 세 번째쯤 되는 단계는 오토바이로 이동하는 것이다. 네 번째 단계는 자동차로 이동해서 텐트를 사용하는 것이고, 그 다음 단계는 자동차로 이동해서 캠프장에 있는 붙박이식 캠퍼밴을 이용해 잠을 자거나,캠프장의 캐빈을 빌려 잠자는 것쯤이 되겠다. 그 다음은 자신의 차량(보통은 승용차) 뒷꽁무니에 캠퍼밴을 끌고 와서 캠프장에 세워놓고 그 안에서 잠을 자는 방식이 있고, 마지막 단계쯤으로 생각되는 것이 바로 우리가 사용했던 캠핑카를 이용한 방식이다. 일반적인 의미로 캠핑카라고 했지만 정확하게는 모터홈(Motorhome)이라 할 수 있다. 이동식 캠프생활로선 현재 가장 진화된(?) 형태라고나 할까?

그런데 이곳 뉴질랜드의 캠프장에서 생활해 본 결과 어디를 가든 참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해놓았다는 생각이 든다. 5년 전 미국여행 때도 여러 차례 캠프장에서 잠을 자본 적이 있지만, 이곳 뉴질랜드도 각자 자신의 형편에 맞춰 캠프장에서 다양한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두었다. 특히 약간의 돈을 더 지불하면 좀더 좋은 시설에서 다양한 캠프생활을 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예를 들어 수영을 하고 싶으면 금액이 더 비싼, 풀장이 있는 캠프장을 찾으면 되는 것이다. 또 호수나 산이 좋은 사람은 그런 곳을, 도심 한가운데서 쉬며 관광을 하거나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정보를 얻고 싶은 사람은 도심에 위치한 캠프장을 찾으면 되는 것이다.

자전거로 여행하는 사람은 텐트를 치고...

나는 이번 남섬에서의 캠핑카 여행은 좀더 다양한 캠프장을 찾아다니려고 노력했다. 호젓한 깊은 산중에 있거나, 파도소리가 들리는 바닷가거나, 잔잔한 호숫가에 있거나, 푸르른 초원이 보이는 목장에 있거나, 아니면 도심 한가운데 있거나 색다른 장소에서의 경험을 위주로 생각하고 찾아다녔다. 이런 형태의 캠핑카 여행은 10여일이면 거의 알맞은 기간이었던 것 같다. 캠핑카 여행이 처음엔 생소해서 너무 신기했고, 며칠 지나자 심드렁해졌으며, 이제 슬슬 아이들이나 나도 지겨워지기 시작할 때가 된 것이다. 하루이틀도 아니고 10여일을 캠핑카 안에서만 지내다보니 몸은 좀더 편리한 것을 찾게 된다. 특히 한번 잠이 들면 아침에 눈뜰 때까지 깊은 숙면을 하는 나로서도 슬슬 편안한 침대가 그리워지는 것이다.

무엇이든 좋은 느낌을 가지고 있을 때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마침 우리의 남섬에서의 일정도 끝나가고 있으므로 캠핑카에 대한 좋은 이미지가 남아있을 때 끝내야 하리라.

승용차 트렁크를 이용한 텐트 치는 법

인버카길(Invercargill)의 외곽에서 목장을 가진 사람이 운영하는 한적한 풍경의 아담한 캠프장에서 하룻밤을 묵은 뒤, 부지런히 자동차를 몰아 크라이스트처치로 향했다. 다시 동쪽해안을 따라 올라가는 길은 서쪽 해안가의 험준한 산맥지대와는 달리 평온한 구릉이 끝없이 이어져 있는 한가로운 뉴질랜드의 전형적인 전원목장들만 보인다. 티마루(Timaru)까지 달려가 그곳에서 하룻밤을 더 묵었다. 티마루에서 크라이스트처치까지는 자동차로 두시간여의 거리다. 내일 아침이면 크라이스트처치에 도착해 있을 것이다. 내일은 크라이스트처치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캠프장을 찾아야겠다. 모레는 캠핑카를 반납해야 하므로 모텔방까지 가지고 있는 백패커스하우스가 좋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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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빛별가족 세계일주기는 <사춘기 세 딸과 사추기 부모의 못다한 배낭 속 이야기>(전3권)란 제목으로 이미 책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솔빛별가족 홈페이지인‘나그네길’(www.nagnegil.com)로 들어가시면 구입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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