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회담 정국 전략적으로 유지 필요”
남북당국회담이 수석대표의 격 문제로 남북이 대립하다 무산된 가운데 12일 오전 회담이 열릴예정이었던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 회담장에서 시설물들이 철거되고 있다. ⓒ데일리안
개성공단을 정상화하기 위한 후속회담인 제2차 개성공단 실무회담이 10일 개성공단에서 개최될 예정인 가운데 현재의 회담 정국을 전략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재발방지책’ 마련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10일 열리는 회담에서도 북한 측에 확고한 재발방지책 마련을 요구할 예정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그동안 대남 위협 카드로 ‘개성공단’을 활용해 왔기 때문에 정부가 원하는 수준의 재발방지 대책을 확보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그동안 북한은 개성공단을 볼모로 삼으면서 유용하고 손쉬운 대남 위협 카드로 활용했기 때문에 남한에 확고한 ‘재발방지책’을 제공하면서 전략적 우위를 포기 하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조동호 이화여대 교수는 “국제정치에서 정상 간의 합의·조약 등도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지키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데, 더욱이 북한은 돌발적인 행위를 많이하기 때문에 확고한 ‘재발방지책’ 마련이 가능할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때문에 일각에선 개성공단 회담을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개성공단 회담 정국을 일정 기간 동안 '유지'하면서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이 설비·원부자재를 최대한 많이 철수 시킬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의 ‘돌발성’ 때문에 개성공단 입주기업 관련자들 사이에선 '개성공단 철수'를 고려했을 정도로 개성공단에서 지속적인 사업을 벌일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를 내놓기도 했다. 때문에 기업들 자체적으로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설비·원부자재 등을 철수시킬 시간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 기간 동안은 북한이 또 다시 개성공단 출입경을 금지하는 돌발적인 행위를 취하지 않도록 정부가 어느 정도 '시간끌기'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회담의 1차적인 목적은 개성공단의 재가동 여부와 상관없이 개성공단에 묶여 있는 기업들의 손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라면서 “기업들도 개성에서 사업을 하는 것에 대해 회의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기업들이 가능한 한 많은 설비·원자재들을 옮길 수 있게 전략적으로 회담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개성공단 문제의 ‘재발방지책’으로 개성공단의 ‘국제화’를 우선순위로 꼽고 있다. 북한과 친분이 있는 나라들의 기업을 개성으로 유치해 국제 공단을 만들어야 북한의 ‘돌발성’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개성공업지구법’에 이미 공단이 ‘국제적인 공업단지’라는 점과 외국인이 투자를 할 수 있나는 점이 명시돼 있음을 지적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북한의 자국법에 이미 “개성공단은 국제공단”이라고 명시하고 있음에도 남측의 ‘개성공단 국제화’에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는 북한의 태도를 문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조영기 고려대 교수는 “개성공업지구법에는 이미 개성이 국제공단화라는 점이 명시돼 있다”면서 “개성공단 문제의 재발방지를 위해선 개성공단이 국제규범에 의해 작동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조 교수는 "남한 기업들이 개성공단에서 국제규범에 의해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는 환경만 조성되면 외국 기업들의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 "미국보단 중국을, 유럽에서도 스웨덴 등 북한과 친분이 있는 나라들을 개성공단으로 끌어들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이번 회담의 목적은 ‘발전적 정상화’ 즉, 제대로 된 정상화이기 때문에 원칙에 입각한 정상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면서 “공단 재가동을 먼저하고 재발방지책 논의를 하는 앞뒤가 뒤바뀐 상황이 벌어져선 안 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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